'포퓰리즘 공약' 비판도…'안식제'만 논의하는 토론회 열 듯
초당적 국가안보최고회의 정례화·세종시 완성 등도 공약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시대교체'를 내걸고 자신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안 지사는 국회에서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5대 기조 아래 13가지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안 지사가 이날 발표한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과로 시대에서 쉼표 있는 시대로'라는 주제 아래 내건 '전국민 안식제'다.
안 지사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10년을 일하면 1년을 쉴 수 있는 '전국민 안식제'를 만들겠다"며 "회사 눈치 보지 않고 학습·여가·돌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을 2∼3년간 동결해 재원을 마련하면 10년 근무 뒤 1년을 유급으로 쉬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공공부문에 이 제도가 안착하면 사기업 등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 측에 따르면 임금동결에 따른 재정감축분을 신규채용과 비정규직 지원에 사용해 '전국민 안식제'에 뒤따르는 결원을 보충한다는 방침이다.
민간기업은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이 제도를 확산하되 10대 재벌 기업, 상호출자제한그룹군, 금융기관 순으로 하겠다는 구상이다.
단, 기업의 경영환경과 근속년수에 따라 7년 근무 후 1년 휴식, 5년 근무 후 6개월 휴식 등의 형태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안 지사 측 정책단장인 변재일 의원은 "'전국민 안식제'는 대량실업과 청년실업이 문제인 상황에서 '일자리 나누기'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지속해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주4일 근무제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가 재원 없이 안식제를 도입할 수 있겠느냐는 평가와 함께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노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안식제 도입의 전제인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무상급식 정책을 두고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는 안 지사가 '포퓰림즘성' 정책을 내놓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논리다.
변 의원 역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현재 상황에서 미래를 재단한 거니 다시 한 번 검증하자는 게 제 입장"이라면서 멋쩍은 듯 "필요하다면 설명해 드리겠지만 좀 자신이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안 지사 측 조승래 의원은 "안식제를 설계하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한 토론회를 열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외교·안보 사안을 초당적인 국가안보최고회의에서 논의해 국론 분열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안 지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하는 '제2국무회의'도 신설해 중앙-지방 간 격차도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안 지사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도입해 특권 없는 법치국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한 강연에서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관련해 "공정과 투명 등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부패의 고리가 없어진다"면서도 "이걸 잡으려고 또 수사처를 만드는 것은 '옥상옥'이라고 비판한 것과는 결이 다른 정책이다.
안 지사는 기자들을 만나 "당시 공수처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었다"며 "공수처 설치를 약속한 당론에 특별히 무리가 없어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순환출자 등을 근절해 재벌 체제를 개혁하고 공정노동위원회와 노동법원을 설립해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자치분권 시대를 구체화할 공약으로는 9개 지방 거점국립대학을 시작으로 모든 지방 국공립대학의 학비를 무상으로 하는 것을 비롯해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대검찰청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안 지사는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철회·선진국 수준 경보 시스템 도입 등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이 안심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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