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되려고 미국서 돌아온 '기자 출신' 청년

입력 2017-03-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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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되려고 미국서 돌아온 '기자 출신' 청년

외사직렬 간부후보생 박익태 경위…과거 로이터통신 기자로 근무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기자로 남을 인터뷰할 때는 원하는 코멘트를 기대하곤 했는데, 막상 제가 인터뷰를 당하는 쪽이 되니 참 조심스럽네요."

1년간 충남 아산시 경찰교육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16일 경찰 간부로 첫발을 뗀 경찰 간부후보생 박익태(24) 경위는 경찰공무원치고는 이력이 독특하다.

초등학생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고등학생 시절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적극 나선 마이크 혼다 전 연방 하원의원실에서 방학 동안 인턴으로 근무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고교 졸업을 앞두고는 서부 명문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경제학과에 합격했다. 입학 한 달 전인 2011년 8월, 그는 세계적 뉴스통신사 로이터의 서울지국장과 연이 닿아 입학을 유예하고 한국에서 기자로 생활하게 됐다.

애초 인턴으로 시작했으나 예상치 못하게 자리가 생겨 계약직 기자로 정치사회부에서 근무했다. 모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계에 알린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시민단체들을 찾아다니며 국내 여론을 취재하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1년간 기자로 일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 대학생활을 했다. 그러는 동안 부모는 한국으로 돌아갔고, 박 경위도 진로를 고민해야 했다. 사실 그는 어릴 적부터 TV에서 범죄자를 수사하는 경찰관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품던 아이였다.

오랜 기간 외국에서 생활했음에도 부모가 한국인의 정체성과 투철한 국가관, 역사관 등을 내내 강조한 터라 자신도 큰 영향을 받았다. 이런 그에게 경찰관이 돼 모국과 국민에게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은 점점 진지해져 갔다.

경찰관이 되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세운 그는 경찰 간부후보생 채용에 외사 직렬이 따로 있음을 알고 마음을 굳혔다. 그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쌓은 여러 경험이 외사경찰 업무에 도움이 되리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학업을 중단하고 채용에 응시해 합격한 박 경위는 작년 3월 경찰교육원에 65기 간부후보생으로 입교, 1년간 교육을 마치고 현장에 투입된다.

박 경위는 영화 '내부자들'에서 본 '무괴아심'(無愧我心)이라는 글귀를 경구로 삼겠다고 밝혔다.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는 뜻이다.

"경찰관으로서 누군가에게 죄가 있는지 판단하고, 피해자는 보호해야 하는데 다양한 상황에서 많은 유혹과 사건·사고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경찰공무원이 되겠습니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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