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탁신, 3천900억원 '세금 전쟁' 예고

입력 2017-03-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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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군부-탁신, 3천900억원 '세금 전쟁' 예고

군부, 10년전 주식거래 수익에 대한 과세 재추진…탁신측 반발 예상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군부정권이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일가의 10년 전 주식거래에 대해 뒤늦게 수천억 원의 미납세금 추징을 추진한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세무청은 해외에 머무는 탁신 전 총리에게 지난 2006년 '친(Shin) 코퍼레이션' 주식 처분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한 미납세금을 내라는 통지를 오는 31일 이전에 발송하기로 했다.

위사누 크루어-응암 태국 부총리는 "정부가 미납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묘수를 찾았다. 세무청이 소멸시효가 발생하기 전인 오는 31일 이전에 탁신 전 총리에 대한 미납세금 환수 및 벌금 부과를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이를 통해 탁신 측으로부터 거둬들일 수 있는 주식거래 관련 세금과 세금미납에 따른 벌금을 대략 12억바트(약 3천90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탁신은 가족 명의로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앰플 리치'를 통해 보유하던 통신회사 '친(Shin) 코퍼레이션' 주식 3억2천900만주를 총리 재임 직전인 2001년 2월 2명의 자녀에게 시가보다 낮은 주당 1바트에 양도했다. 이후 총리 재직 중 권력을 남용해 이 회사를 키워 재산을 불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두 번째 총리 임기 중이던 지난 2006년 1월 이 회사 주식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에 주당 49.25바트에 되팔아 약 160억바트(약 5천300억원)의 이익을 남겼으나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당시에는 주식거래 소득에 매기는 '양도소득세'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무당국도 주식 발행회사가 아닌 제삼자에게서 양도받은 주식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납세 의무가 없다는 해석을 했지만, 같은 해 9월 탁신이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이후에는 주식거래 수익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결정을 내린다.

이에따라 세무청은 탁신의 두 자녀에게 2007년 미납세금 납부 통지를 보냈다. 하지만 중앙 세무법원은 2012년 논란 끝에 탁신의 대리인인 두 자녀에게 납세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탁신의 주식거래를 둘러싼 논란은 당시에 일단락됐지만, 지난 2014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뒤 3년 가까이 태국을 통치하며 탁신의 재기를 견제해온 군부가 5년 만에 다시 무리하게 이 문제를 들고 나선 것이다.

쌀 수매 정책을 문제 삼아 탁신의 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에게 무려 1조1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하는 등 탁신일가를 견제해온 군부는 문제의 세금 환수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 과정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면서 탁신일가 부패에 대한 혐오 정서를 자극해왔다.

결국, 군부는 장고 끝에 그동안 단 한 번도 세금납부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탁신에게 직접 세금 환수를 통보하는 무리수를 쓰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세금을 환수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시도는 해본다는 입장이다.

위사누 부총리는 "실제로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무당국이 탁신 측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어쨌든 방법을 찾았으니 만족한다. 법원이 이 문제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탁신 측은 아직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세금 환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경우 강력하게 저항할 것으로 보인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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