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학교 두고 원거리 통학…민원 6년 넘게 '제자리걸음'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용인 영덕동 청명센트레빌아파트 지역을 두고 수원시와 용인시가 벌이는 시(市) 경계 분쟁이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가 중재에 나서 갈등해결을 시도했지만, 두 시의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두 지자체의 대립이 장기화하면서 청명센트레빌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 60명이 가까운 집 앞 초등학교를 두고 1㎞도 넘게 떨어진 곳으로 통학하는 불편만 커지고 있다.
용인시 영덕동 1261번지 일대에 들어선 청명센트레빌아파트는 수원시 원천동·영통동에 'U'자형으로 둘러싸인 기형적인 모양의 행정구역이다.
지난 1994년 수원 영통신도시 개발과정에서 수원시로의 편입이 제외되면서 생활권은 수원이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용인에 포함된 지금의 기형적인 경계가 생겼다.
이 때문에 청명센트레빌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들은 4분이면 가는 246m 거리의 수원황곡초등학교 대신 1.19㎞ 멀리 떨어진 흥덕초등학교에 가고 있다.
거리와 시간상으로 4배나 먼 곳이기도 하지만, 학교에 가려면 왕복 8차로를 건너야 해 교통사고 위험도 크다.
청명센트레빌아파트의 초등학생 수는 60명으로 파악된다.
원거리통학문제를 참다못한 아파트 주민들이 2012년 3월 경계조정 민원을 제기했지만, 수원시와 용인시,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학군조정 등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보다 못한 경기도가 지난 2015년 5월 용인 땅인 청명센트레빌아파트와 주변 일반주택·상가 등 8만5천857㎡ 를 수원시에 속한 태광CC 부지 중 녹지축을 제외한 17만1천㎡· 아모레퍼시픽 주차장(3천800㎡)과 맞교환하라는 중재안을 내놨다.
이 안은 용인시가 반대했다. 태광CC 부지가 이미 개발이 다 끝나 활용도가 떨어져 경제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해 4월 15일 정찬민 용인시장을 만나 태광CC 전체 부지(24만6천㎡)를 다 가져가라고 제안했지만, 용인시는 아모레퍼시픽 일대 상가 지역(4만1천㎡)을 추가로 더 달라는 입장이다.
수원시는 주민불편 해소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많은 것을 양보했는데도 용인시가 경계조정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원시가 용인시에 주겠다는 땅의 면적은 총 25만㎡로 용인 센트레빌아파트 지역 부지(8만5천㎡)의 3배가 넘는다.
세입도 수원시 땅이 9억9천만원으로 용인 청명센트레빌아파트 일대 땅의 4억7천만원보다 많기 때문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우리가 손해나는 제안을 했음에도 용인시가 자꾸 땅을 더 달라고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면서 "과거 용인시 땅이었던 영통과 광교 이의동을 수원시에 빼앗겼다는 용인지역의 정서적 반감이 문제 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용인시의회는 수원시의 제안과 경기도 중재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 이는 용인시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또 청명센트레빌아파트 지역이 수원시로 넘어갈 경우 수원시와 경계지역에 있는 다른 용인주민들도 수원시로의 편입을 요구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용인시가 부지 맞교환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상업지역에 사는 수원시민을 설득해 용인시로 편입하려고 노력하는 데 주민 이해가 상충하는 문제 등으로 쉽지 않다"며 "용인시도 경계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지난달 경계갈등 문제를 다시 한 번 중재해 달라고 경기도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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