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조사서 51.1%…"살얼음판 위 지지율, 말 한마디에 훅 갈수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포스트 탄핵'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50%를 넘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은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 '경거망동'을 경계하는 긴장감이 뒤섞인 모습이다.
과반의 지지율에 당 관계자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고정적인 지지가 아닌 기대가 섞인 일종의 '임시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샴페인 터뜨리기'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15일 오후 전국 성인남녀 1천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민주당은 51.1%로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바른정당 등을 모두 제치고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이 5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달 17일(일일조사) 51.8%를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주간 조사에서도 47.1%(2일), 49.3%(9일)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는 계속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승승장구'에도 민주당 내에선 안심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박근혜 정부에 '국정농단'에 의한 일종의 '반사이익'으로 얻은 지지율로, 민주당 스스로 능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언제든 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특히 최근 잇따른 소속 의원들의 '설화'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려선 안된다"라며 긴장을 바짝 조이는 모습이다.
전날 강창일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새 정부에서 당연히 정책 전환일 있을 테니 빨리 TF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현 정부가 다음 정부에 엄청나게 부담을 주는 짓을 하고 있다"고 말해 '이미 여당인 것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손혜원 의원은 팟캐스트 방송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계산한 것"이라고 발언해 지지층 뿐만 아니라 중도·보수층에서도 '그것은 너무한 말'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당내 중진인 문희상 의원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지지율은 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그것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이지 않으면 바로 실망으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그야말로 살얼음판 위의 지지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나 후보, 원내지도자, SNS에서 인기 있는 의원들의 말 한마디로 한순간 훅 갈 수도 있다"면서 "잡보장경 경전에 보면 유리할 때 자만하지 말라고 했다. 그 말을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전혜숙·위성곤 의원은 국회에서 같은당 의원 119명 공동명의로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조롱하고 모욕주는 분열의 언어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욕설·비방 등으로 인한 대선경선의 과열화를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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