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로 뛰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출전 경력의 선수가 깜짝 우승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케냐 출신의 키프케모이 체슴(27) 선수는 지난 12일 열린 바르셀로나 마라톤대회에 페이스 메이커로 출전했다 2시간 8분 57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오른 손에 장애가 있는 패럴림픽 출전 경험자지만 마라톤 경험은 없었다고 한다.
현지 언론을 인용한 아사히(朝日)신문 16일 보도에 따르면 체슴은 다른 2명과 함께 1㎞를 2분 57초에 뛴다는 목표로 선두그룹을 끌고 가는 페이스 메이커로 출전했다. 그는 계획대로 반환점을 1시간 2분 48초의 기록으로 통과했다.
30㎞를 통과했을 때 2시간 6분대의 기록보유자로 우승후보로 꼽히던 에티오피아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내가 맡은 역할은 32㎞ 지점까지 선두그룹을 끌고 가는 것이었지만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따라오지 않았다. 내친김에 끝까지 뛰어보자고 생각했다"
체슴은 "컨디션이 좋긴 했지만 설마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몰랐다"면서 "너무 기쁘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따르면 체슴은 어릴 때 부상으로 오른손에 장애가 생겼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육상에 케냐 대표로 출전, 800m에서 6위, 1천500m에서 7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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