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겸손은 분노를 다스리는것"…안철수 "통합은 다른사람 인정에서 출발"
안철수·이재명, '훈훈한 만남'…安 "자수성가 사회바꿔" 李 "공정성장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최평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16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을 각각 방문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전후로 국민 '통합'과 '치유'를 내세운 행보의 연장선에서 종교 지도자를 만난 것이다.
특히 두 주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전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주요 '수혜자'로 평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추기경과의 잇따른 만남이 더욱 주목을 끌었다.
안 지사는 염 추기경과 만나 "성경에 있는 사랑과 용서라는 것은 마음의 평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평화를 위해서다"라며 "모든 기도와 수행은 겸손이라는 단어로 축약된다. 겸손은 분노를 잘 다스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20세기까지 역사를 극복하고 싶다. 이념으로 무엇을, 종교적 신념으로 쇄국을, 국가 정책의 이름으로 다양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봐서 민주화 세대로서 민주주의 마지막 단계는 평화같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염 추기경을 만나 "교황님이 얼마 전에 '선한 것이 승리한다. 선한 것이 약해 보이지만 강하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오히려 약한 사람이 조그만 유혹에 쉽게 빠져서 악하게 되는 게 아닌가. 오히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선함을 지키고 있는 것이야말로 강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염 추기경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통합이라는 것이 생각을 같게 만드는 게 아니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추기경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두 대선주자의 이런 행보는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이전에 예정된 일정이지만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와 맞물려 중도 및 보수로의 외연 확장을 위한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주자는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보 보수층을 흡수해 지지율이 나란히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안 전 대표와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가 주최한 '중소기업 및 재도전 기업들과 대선주자 정책간담회'에 함께 참석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안 전 대표와 이 시장은 최근 안 전 대표가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 이 시장에 대해 "친구로 삼고 싶다"고 말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덕담을 주고받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안 전 대표는 "이 시장은 정치적으로 자수성가한 것 아니냐"라며 "저도 동질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주최 측도 두 대선주자가 자수성가한 공통점을 들어 대선주자 중 이들을 초청했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유종일 KDI 교수는 "안 전 대표는 벤처로 시작해 과연 될까 했는데 우리나라에 다당제를 정착시켰고, 이 시장은 재정파탄에 이른 성남시를 복구하고 여러 복지정책을 과감하게 실시했다. 두 후보는 어떻게 보면 여의도 정치의 아웃사이더다"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간담회 발언에서도 훈훈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 시장은 "안 전 대표가 말했듯이 공정경제와 공정성장이 필요하다"면서 "저 공동성장 공동경제를 사용하겠다. 제기할 수 있는, 실패가 성공의 자산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상속받은 사람보다 자수성가한 사람이 나오는 게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다"라며 "상속 정치인보다 자수성가한 정치인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썰전'에서 민주당 1∼3번 정치인 중 누가 친구되고 싶냐고 질문이 나와서 이재명이라고 말한 내용과 맥이 닿아 있다"고 화답했다.
이런 발언은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정치적으로 '친노(친노무현)' 자산을 이어받은 점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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