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규모+매력적 대회 코스+파머'유산'이 장점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이 상위 랭커 불참 논란 속에 개막됐다.
![](https://img.yonhapnews.co.kr/photo/ap/2017/03/16//PAP20170316067901034_P2.jpg)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필 미컬슨(이상 미국), 애덤 스콧(호주) 등 이 대회에 불참한 선수들은 애꿎은 눈총을 받아야 했다.
공개적인 비난은 물론 없었다. 빌리 호셜(미국)이 트위터에 "(많은 선수의 불참은) 실망스럽다"는 글을 올린 게 전부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대다수와 대회 주최자로 나선 그레임 맥도월(북아일랜드)은 불참 선수를 감쌌다.
파머의 타계 이후 처음 열린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불거진 상위 랭커 불참 논란으로 오는 5월 열리는 PGA투어 대회 AT&T 바이런 넬슨이 새삼 입길에 올랐다.
AT&T 바이런 넬슨은 미국 현대 골프의 1세대 전설급 스타 바이런 넬슨의 이름을 딴 대회다.
넬슨은 PGA투어에서 52승을 올렸고 특히 1945년에 11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1944년부터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에서 열리던 대회에 1968년부터 대회 명칭에 넬슨의 이름을 붙였다.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2007년에야 파머의 이름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전설급 선수 이름을 대회 명칭에 붙인 건 AT&T 바이런 넬슨이 한참 앞선 원조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AT&T 바이런 넬슨은 넬슨이 타계한 이후 유명 선수들의 참가가 눈에 띄게 줄었다.
넬슨이 살아 있을 땐 웬만한 정상급 선수들은 어지간해서는 AT&T 바이런 넬슨에 출전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이 대회 출전 선수 명단은 PGA투어 일반 대회 가운데 가장 화려했다.
그러나 2006년 넬슨이 94세의 일기로 세상을 뜬 뒤 출전 선수 명단은 갈수록 빈약해졌다.
출전 선수들의 랭킹으로 점수를 매기면 AT&T 바이런 넬슨은 PGA투어 최하위권이다.
상당수 상위 랭커는 AT&T 바이런 넬슨을 '쉬어 가는 대회'로 여기게 됐다.
하지만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AT&T 바이런 넬슨처럼 쇠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PGA투어에서 'A급 대회'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PGA투어 대회의 등급은 결국 상금 규모에 따라 갈린다.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총상금은 870만 달러에 이른다.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등 '특급' 대회와 플레이오프 4개 대회를 제외한 일반 대회 가운데 가장 상금이 많다.
PGA투어 일반 대회 총상금은 대개 500∼700만 달러다.
PGA투어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자에게는 유효 기간 3년짜리 투어 카드를 준다. 일반 대회는 2년짜리다.
무엇보다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AT&T 바이런 넬슨보다 훨씬 매력적인 코스에서 대회가 열린다.
AT&T 바이런 넬슨이 열리는 TPC 포시즌즈는 넬슨과 사실상 큰 연관이 없다.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개최지 베이힐 골프장은 구석구석 파머의 손때가 묻은 곳이다. 파머가 일생을 바쳐 가꿨다.
베이힐 골프장은 PGA투어 선수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지척이라는 점도 텍사스주에 있는 TPC 포시즌즈와 다르다.
은퇴 이후 농장에서 조용하게 살았던 넬슨과 달리 활발하게 골프 관련 사업을 벌이며 타계할 때까지 투어 선수들과 호흡을 함께 한 파머의 유산도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을 'A급' 대회의 명성을 지켜줄 것으로 보인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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