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실업팀 감독 뇌물수수 의혹 감사 '무혐의' 종결

춘천시 실업팀 감독 뇌물수수 의혹 감사 '무혐의' 종결

민원인 "감사결과 수용할 수 없어…수사기관에 의뢰할 것"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 춘천시 태권도 실업팀 감독 A(56) 씨가 춘천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를 통해 10년 넘게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기관들이 혐의없음 또는 내부종결 처리했다.




결과를 통보받은 민원인은 감사기관의 처리가 적절하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춘천시에 따르면 시 감사과는 지난달 22일 체육업계에 종사하는 B 씨의 '춘천 국제 태권도대회 공무원 뇌물 수수(춘천시청 A 감독)'라는 민원을 받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

B 씨는 국제 태권도대회 창설 초기인 2000년대 초반 대회 개폐회식 운영과 공식 여행사로 참여한 이들로부터 참고인 진술서를 받아 민원을 넣었다.

참고인들은 "대회 창설 초기인 2000년대 초반 대회 개폐회식 운영과 공식 여행사로 참여했으며, 당시 A 감독이 대회 운영에 필요한 납품업체 선정에 관여한 뒤 대회가 끝날 때마다 현금과 향응을 요구해 7천1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이에 B 씨는 A 감독이 현재까지도 뇌물수수 행위를 이어오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시가 확인에 나서자 참고인들은 "추가 제출할 증빙서류는 없으며 더는 감사담당관실과 통화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자료 불충분으로 더 이상의 조사를 할 수 없어 A 감독이 뇌물수수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지방공무원법상 징계시효도 지나 처분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감사실 관계자는 "A 감독이 납품업체 선정에 관여했다는 국제대회의 수의계약 현황, 정산명세 등 운영자료도 살펴봤으나 뇌물수수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물증이나 수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를 지난 14일 통보받은 민원인 B 씨는 "참고인 신원이 어떤 경로를 통해 외부로 새어나간 탓에 참고인들이 감사과의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감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참고인들에게 지역 체육계 인사들이 끊임없이 전화해 "너 인제 와서 왜 그러냐" 등 핀잔과 회유에 시달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자 진술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B 씨는 같은 내용의 민원을 감사원과 도청 감사과에도 보냈으나 모두 '내부종결' 처리됐다.

감사원은 A 감독의 신분이 '공무원'이 아니므로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A 감독의 신분이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지난해 경찰에서 배임수재 등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처분받은 기록이 있어 이미 수사기관에서 결론이 난 사안에 대해서는 감사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도청은 내용은 검토했으나 '감사원에서 조사하는 내용과 같은 것은 하위 기관에서 조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거론하며 일찌감치 내부종결 처리했다.

B 씨는 "A 감독의 신분이 공무원인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고, A 감독이 지난해 무혐의 처분 받은 사건은 개인적인 비리가 아니었다. 이번 민원 제기 내용과 전혀 다른 건이다"며 감사기관의 처리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감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 경찰 등 수사기관에 의뢰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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