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우파포퓰리즘 딛고 좌파연정 확장 조짐마저

입력 2017-03-16 22:12  

독일은 우파포퓰리즘 딛고 좌파연정 확장 조짐마저

주의회선거서 獨대안당 주변화하며 새 연정 저울질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의 중도좌파 정당인 사회민주당 마르틴 슐츠 총리후보가 좌파당의 오스카어 라퐁텐 자를란트주(州)의회 원내대표를 칭찬하고 나섰다고 대중지 빌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슐츠가 옛 사민당 당수였던 라퐁텐이 1985∼1998년 자를란트주총리로 있을 때 비교적 성공적인 업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면서, 그가 가진 풍부한 경륜이 주정부 운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슐츠의 이번 언급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인구 100만 명의 자를란트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나온 것이며 사민당, 좌파당, 녹색당의 이른바 '적적녹' 좌파연정이 차기 주정부 연정 조합의 하나로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시선을 끌었다.

올해 73세인 라퐁텐 원내대표는 이번 자를란트주의회 선거에서 좌파당 주총리후보로 나와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만약 자를란트주에서 적적녹 연정이 실현되면 이는 구서독 지역 첫 사례가 되므로 독일 정치사에 새로운 기록 하나를 추가하게 된다.




독일에선 적적녹 연방정부가 꾸려진 일은 아예 없고, 2014년 9월과 작년 9월 각각 주의회 선거를 치른 튀링겐과 베를린 주정부에서만 적적녹 연정이 가동되고 있다. 특히 튀링겐에선 좌파당 소속의 주총리(보도 라멜로브) 체제가 역대 처음 탄생한 바 있다.

이 점에서 오는 9월 총선에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당수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4연임을 저지하려고 최초의 적적녹 연정까지 저울질 하는 슐츠의 라퐁텐 '상찬'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퐁텐은 지금은 노쇠한 지역정치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독일 통일의 격동기인 1990년대와 새천년으로 넘어가는 시기, 연방정치 무대를 누비던 카리스마 넘치는 좌파 아이콘이었다.

특히, 첫 통일총리 자리를 두고 1990년 기민당의 헬무트 콜 후보와 맞붙기까지 한 이력이 있다. 라퐁텐은 이후, 같은 당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집권 중이던 1999년 재무부 장관을 사임하고 나서 2005년 노동사회선거연합(WASG)을 거쳐 2007년 좌파당 창당을 주도했다.

라퐁텐이 '신중도'라고 이름붙은 사민당의 제 3의 길 노선에 반발해 각료직을 버리고서 슈뢰더와 결별할 때 했다는 "심장은 왼쪽에서 뛴다"라는 말은 이후 같은 제목의 저서로도 출판돼 두고두고 회자된다.

직전 2012년 주의회선거를 거쳐 출범한 현 자를란트주정부는 1당인 기민당과 2당인 사민당 간 대연정이다. 그 선거에서 기민당과 사민당은 각각 35.2%, 30.6%를 얻었다. 두 당 외에 좌파당 16.1%, 해적당 7.4%, 녹색당 5.0% 순이었다.

한편, 26일 선거를 앞두고 지난 9일 실시된 전문기관 '포르자'의 이 지역 정당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기민당 34%, 사민당 33%, 좌파당 13%, 반(反) 유로·반 이슬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대안당) 6%, 녹색당 5%, 자유민주당 4% 순이다.

다른 기관 '인자'의 조사로는 기민당 36%, 사민당 33%, 좌파당 12%, 대안당 7%, 녹색당 4%, 자민당 4% 등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인터넷 자유 등을 앞세워 과거에 바람을 일으켰던 해적당 대신 우파포퓰리즘 색채의 대안당이 원내 진입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 경우 대안당은 독일 전체 16개 주의회 중 11곳에 의석을 꿰차는 것이 된다.

대안당은 한때 일부 여론조사에서 전국 지지도가 최고 15% 안팎까지 치솟는 득세 양상을 보였으나, 지난 1월 하순 사민당 슐츠 총리후보 등장과 당내 권력투쟁 격화, 우경화 노선 다툼 등이 겹쳐 지지를 잃으며 최저 8%대로까지 추락했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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