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FP 앙카라=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유럽을 향한 극언을 이어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유럽연합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이슬람을 상대로 '십자군'(crusade) 전투를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이틀 전 ECJ가 종교적 상징물로 인식될 수 있는 스카프의 착용을 일터에서 금지하는 게 적법하다고 판결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종교의 자유는 어디 있느냐?"고 덧붙였다.
또 에르도안은 터키와 EU가 합의한 난민 송환 협정을 폐기할 수 있다는 위협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에르도안은 네덜란드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마르크 뤼테 총리를 향해서도 "헤이! 뤼테!. 선거에서 제1당이 될지도 모르지만 당신의 친구로서 터키를 잃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뤼테 총리는 선거를 앞두고 터키 외무장관이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한 터키 개헌안을 지지하는 네덜란드 내 터키 교민들의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입국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에 에르도안은 네덜란드를 '나치' '파시스트' '바나나공화국' 등에 비유하며 막말을 퍼부었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이 유럽 각국에서 터키 교민들의 자신에 대한 지지 집회를 거부한 것을 놓고 '나치'라고 험담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성명은 두 정상이 이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눴으며 올랑드 대통령이 독일과 터키가 '나치' '파시스트'라고 비난한 EU 국가들에 대한 연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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