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엔 국방비 이상의 것 필요…유엔 장기개혁 노력에 악영향"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유엔 분담금을 삭감한다면 유엔 활동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을 통해 "갑작스러운 자금 삭감은 임시방편의 대책을 채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며 "이는 유엔의 장기적 개혁 노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의 유엔 개혁 의지는 확고하며, 자금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 대비 효과를 많이 내는 결과를 가져와야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유엔은 193개 회원국이 의무적으로 내는 분담금(assessed contribution)과 이들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내는 기여금(voluntary contribution)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첫 예산안인 2018회계연도 예산안(2017년 10월~ 2018년 9월)에서는 외교 예산이 28% 삭감됐다.
유엔에 대한 분담금도 삭감된 가운데 미국은 "유엔 평화유지 비용에 대해서는 25% 이상을 부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구테흐스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예산을 대폭 증가시켰지만, 테러리즘에 대처하려면 군비증강 이상의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돌 방지와 해결, 폭력적 극단주의의 대응, 평화 유지, 평화 구축,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인 발전, 인권의 증진과 존중, 인류적 위기에 대한 시기적절한 대응 등을 통해 테러리즘의 근본적 동인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에서 국방예산은 기존 국방비 상한보다 540억 달러(10%) 늘었다.
두자릭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은 테러리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러려면 국방비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유엔 회원국과 유엔을 효율적 조직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개혁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많은 영역에서 유엔은 필요 이상의 돈을 지출하고 있으며, 그것이 여러 면에서 미국에는 다른 나라보다 더 큰 재정부담을 지운다"며 "(유엔분담금 삭감과 유엔 개혁은) 미국 국민에게 했던 약속"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의 연간 예산인 54억 달러 가운데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은 22%를 부담하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 예산 79억 달러 중에서는 28.5%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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