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한감정 조장 中관영언론들, 이젠 '반한 과격시위' 자제 촉구

입력 2017-03-1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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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한감정 조장 中관영언론들, 이젠 '반한 과격시위' 자제 촉구

쓰촨성 반한시위에 경찰나서 통제…미중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용인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반한(反韓) 감정에 불을 지피던 중국 관영언론 매체들이 연일 자국 내 반한 과격시위 자제를 대대적으로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파면 선고를 내린 후 중국 매체들의 반한 시위 자제 논조가 두드러진다.

내달 초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 주도로 사드가 의제로 설정돼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중국 당국이 사드 이슈에 대한 수위조절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수십일 동안 중국 정부의 묵인 속에 관영 매체들이 반한 감정을 조장하고 롯데 불매운동을 진행한 탓에 그 관성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반한 감정 자극 동영상이 끊이지 않고 있고 지방에서 반한 시위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1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온라인판인 인민망(人民網)은 '반한감정에 대해 이성적인 애국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인민망은 "중국 인민과 매체들은 저속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반한 시위들이 중국의 이미지를 훼손하므로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이성적인 애국을 촉구해왔다"면서 "일부 시위는 질서를 지키고 있지만 개인이나 업체가 주도하는 일부 시위는 자신들의 홍보할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최근 롯데마트에서 롯데 제품을 훼손한 중국인 여성과 롯데와 한국을 비하하는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배포된 사건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롯데마트에서 돈을 내지도 않고 롯데 제품을 마구 파손한 영상을 올린 여성에 대해 많은 중국인 네티즌이 "부끄럽고 화가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중국전매대학의 한 전문가는 "한국의 사드 배치는 국익을 훼손하기 때문에 우리의 불만을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그런 무식하고 비이성적인 시위는 중국의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이런 역겨운 동영상이 한국에 퍼지질 않길 바란다"면서 "한국인들이 이걸 보면 모든 중국인이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느낄 텐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14일 사설을 통해 정치적 이슈를 이용해 자신을 홍보하려고 반한 시위를 하는 중국인들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신문은 이들의 이런 행동이 한국에 대한 대다수의 중국인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관영 매체들의 요구에도 중국 내 일부 지역에서는 반한, 반(反)롯데, 반(反)사드 시위가 여전하다.

웨이보에는 지난 11일 중국 쓰촨(四川)성 랑중시에서 발생한 반사드 시위대의 거리 행진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동영상에는 백여명이 넘는 중국인 시위대가 중국 국기를 흔들고 '사드 반대, 한국 및 미국 물건 불매'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채 "중국을 사랑하고 한국 물건을 보이콧하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지경찰이 대규모로 투입돼 주변을 통제한 것으로 미뤄 지방 정부가 승인한 시위인 것으로 보이며, 경찰의 통제 속에서 행진과 구호만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사드 문제와 관련해 불매 운동 등을 부추기더니 최근에는 오히려 자제를 요청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이는 2012년 영토 분쟁을 발생한 반일 과격 시위가 중국 정부에 큰 부담을 줬던 학습 효과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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