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해운대 엘시티 금품비리 등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자유한국당 배덕광(69·부산 해운대구을) 의원이 첫 재판에서 관련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17일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심현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배 의원의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엘시티 시행사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뇌물 5천만원을 받았다는 등의 검찰 공소 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9일 배 의원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과 뇌물수수, 알선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배 의원은 2011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현금 5천만원(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을 받고 유흥주점 술값 2천700여만원(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배 의원이 해운대구청장 시절 이 회장으로부터 인허가와 설계변경 등 엘시티 사업 추진에 각종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국회의원 때는 부산시청과 해운대구청에 영향력을 행사해 엘시티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청탁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을 받거나 술값을 대납받은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 의원의 변호인은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현금 5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고, 술값 대납 부분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이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시기로 검찰이 지목한 시점에 배 의원은 공천 탈락 위기에 몰려 있었고 지역구도 엘시티와 무관한 곳으로 옮겼기 때문이라고 변호인은 설명했다.
검찰은 배 의원 사무실과 자택 등지를 압수수색하면서 현금 4천만원이 나왔는데 배 의원이 출처를 밝히지 못했다면서 4천만원을 증거로 제출했다.
변호인은 배 의원이 광고업자로부터 950만원 가량의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와 변호사로부터 45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배 의원에 대한 차기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후 4시 열린다. 엘시티 이 회장이 실제로 운영하면서 접대 장소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고급 유흥주점 직원들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배 의원은 2004년 6월∼2014년 3월 3선 해운대구청장을 지냈고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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