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내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에 대비한 주민대피훈련이 첫 실시됐다.
일본 정부는 17일 아키타(秋田)현·오가(男鹿)시와 함께 오가시 기타우라(北浦)지구에서 탄도미사일이 일본 영토에 낙하했다는 걸 가정하고 피난훈련이 이뤄졌다.
아키타현은 동해에 인접해 북한과 거리가 가까운 지역이다. 오가시 역시 북한의 미사일 낙하 지점에서 멀지 않다.
작년 8월과 이달 초 발사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모두 오가반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다.
훈련은 정부로부터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J Alert)으로 미사일 발사 정보를 전달받은 오가시가 사전 등록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속보로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속보를 전달받은 주민 110명이 공민관(주민센터)와 초등학교로 피난했고 수업 중이던 초등학생들은 학교 내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일본 정부는 작년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전국 순간 경보시스템을 활용한 속보 전달 훈련을 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주민들을 동원해 대피 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훈련에 대해 신속한 정보의 전달과 주민 피난이 가능한지 확인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미사일 발사정보를 전달받을 때의 대처 방법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깊게 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훈련은 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6일 일본 EEZ 내에 낙하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지금까지 발사된 것 중 일본 본섬에서 가장 가깝게 낙하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북한 미사일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시 북한이 발사한 4발 중 1발이 일본 중부 북쪽 해안 지역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의 북북서 약 200㎞ 해역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취재보조 : 이와이 리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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