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며 사회 현상으로까지 불렸던 만화 '미생'(작가 윤태호)이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예술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17일 일본 문화청에 따르면 '미생'은 제20회를 맞는 올해 미디어예술대상에서 만화 부문 우수상 수상작으로 뽑혔다. 우수상은 만화 부문에서 대상에 이어 2위에 주어지는 상이다. 대상은 이시즈카 신이치(石塚眞一)의 '블루 자이언트'가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수상작 선정 이유로 "작가의 이름을 봤을 때는 접근하기 어려운 신선함이 있었지만 (곧) 그림과 이야기에 빨려들어갔다"며 "등장인물들이 때로는 지고 때로는 이기면서 바둑판의 수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의 구성력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대 한국 젊은이들의 문제가 투영돼 있는 작품"이라며 "거품(경제)이 먼 이야기가 돼 '사토리(현실을 냉정하고 직시해 인정하고 적응하는 깨달음의 세대) 세대'로 불리는 일본 젊은이들도 작은 바둑판 위와 같은 사회의 승부를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지만 프로 입단에 실패한 청년 장그래가 계약직으로 들어간 대기업에서 분투하는 모습을 그렸다. 처음에는 웹툰으로 독자들을 만났지만 이후 책으로 출판돼 2014년 200만부를 돌파하는 베스트 셀러가 됐으며, tvN에서 드라마로 방영돼 큰 인기를 모았다.
일본에서는 작년 번역본이 대형 출판사 고단샤(講談社)에 의해 출판됐으며 '호프(HOPE) 기대치 0%의 신입사원'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다.
일본 문화재청은 애니메이션, 만화, 아트, 엔터테인먼트 등 4개 부문에 걸쳐 미디어예술대상 수상작을 뽑았다.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일본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에서 더 큰 인기를 모은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영화 '신(新)고질라'가, 아트 부문에서는 독일 작가 랄프 베커의 '인터페이스Ⅰ'가 각각 대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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