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 위해 유일 노조 필요" vs "경영효율 위해 분사하는데 비합리적"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중공업의 법인 분할을 앞두고 노조가 '유일 노조'를 요구해 회사와 마찰을 빚고 있다.
회사는 4개로 분할하지만, 노조는 '노조는 1개(현대중공업)만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회사는 이에 대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은 4월 1일부터 현대중(조선·해양·엔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 법인으로 전환한다고 19일 밝혔다.
회사 분할과 관련해 노조는 "고용안정을 위해 금속노조 현대중 노조가 4개 회사의 유일 노조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현대차와 모비스가 다른 회사이지만, 현대차 노조 내부에 '모비스 위원회' 조직을 두어 2사 1노조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현대중 노조도 4사 1노조 운영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회사는 분리되어도 현대중 노조가 단일 교섭권을 갖고 4개 회사와 동시에 협상하겠다는 의도다.
회사 입장은 다르다. 회사가 별도 법인으로 나뉘면 근로계약과 함께 노조도 분리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회사는 "사업 분리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1개 노조가 업종 특성이나 사업 영역이 다른 4개 회사와 교섭하겠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4월 이후에도 이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할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의 강경한 입장에 단일 교섭이 성사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분사하는 4개 회사 조합원이 '금속노조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금속노조가 교섭대표로 나서서 각 회사에 개별 교섭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중 관계자는 "지난해 금속노조 가입으로 각 회사가 분할되더라도 조합원 신분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굳이 4사 1노조 문제로 임단협의 발목을 잡는 것은 조합원은 안중에 없고 노조의 세 불리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대중은 작년 12월에도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를 현대중그룹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선박 통합서비스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도 분할해 계열사로 만들었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해 5월 시작한 임단협에서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겼고, 분사 구조조정 현안 등을 놓고 갈등만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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