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사후' 신경전…이재명, 문재인 향해 "지나치게 세력에 의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주자들은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두 번째 TV 토론을 마친 뒤 자신의 강점을 보여준 성공적인 토론이었다고 자평하면서 장외 신경전을 이어갔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MBN에서 열린 연합뉴스TV 등 보도·종편방송 4개사 주최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재밌는 토론이었다. 점점 뜨거워진다"면서 "후보들이 점차 정책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정책을 둘러싼 검증 토론도 하게 돼 좋았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촛불 정국에서 말을 자꾸 바꿨다'는 비판에 대해선 "저는 촛불민심과 시종일관 함께 해왔다"면서 "정치가 촛불을 이끌었다면 진영싸움으로 변질했을 것이고, 정쟁이 됐을 것이다. 정치인이 뒤따르면서 그 시기의 정치적 역할을 모색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토론 중 '대연정이 필요할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선 "영국 같은 경우 2차 세계대전 때 대연정을 통해 국난을 극복한 사례들이 있다"면서 "그런 유형이 아니고서는 극복하기 힘든 국난이 있을 때 대연정이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 측 고민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 제시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준비된 경제대통령, 일자리 대통령의 면모를 선보였다"라고 자평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기자들과 만나 "아주 유익한 토론을 했다"며 "(특히) 문 후보의 민주주의 정치리더십에 대한 의혹을 검증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충분하지는 않아도 지난 민주당의 분열·갈등에 대해 문 후보가 주장하는 논지가 있고, (제가) 동의하지 않는 논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렸다"면서 "평가는 문 후보가 헤쳐가야 할 문제"라고 겨냥했다.
자신의 대연정 제안과 관련해선 "토론회가 늘 3대 1이다. 협치의 정신이 자유한국당, 적폐세력과 손잡는 사람이라는 공격으로 자꾸 돌아온다"면서 "그 공격이 부당할 뿐 아니라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정쟁정치를 풀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측 박수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분열과 갈등에 대처하는 안희정의 리더십과 문 후보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났다"면서 "통합의 리더십인가, 분열과 갈등의 리더십인가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다리를 묶고 한쪽 손을 묶고 주먹만 쓴 권투시합을 한 느낌"이라면서 "각자의 생각이나 철학, 밑바탕을 확인할 기회가 너무 적어서 권투가 아니라 손가락 경기를 한 느낌"이라고 토론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문 후보의 철학과 신념의 부재, 일관성 부재에 대해 집중 문제제기를 했지만, 시간을 이용한 방어에 제대로 공격을 못한 것 같다"면서 "남쪽으로, 서쪽으로 가자는 사람을 다 긁어모아서 거대한 정치세력을 만들면 방향성을 국민이 예측하기 어렵다. 지나치게 세력에 의존하는 것 아닌가"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자신이 있으면 2∼3시간 보따리를 풀어놓고 자유주제로 질문과 응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국가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국민이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측 김병욱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무엇을 하자는지 모를 모호한 후보나, 촛불민심에 배반하고 적폐세력과 대야합을 하겠다는 후보에 대해 일관된 원칙을 보여줬다"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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