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 들고 첫 내한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영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에서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은 "이번 영화의 액션은 과거 작품들보다 좀 더 공격적이고 전술적"이라며 전투 장면을 소화하고 주인공의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해 오랜 기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화 홍보 차 한국을 처음 방문한 조핸슨은 17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은 1989년 출간된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진 미래, 엘리트 특수부대를 이끄는 리더 메이저가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을 쫓던 중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의문을 품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와 '어벤저스' 시리즈 등에서 이미 액션 연기를 보여줬던 스칼릿 조핸슨은 이번 영화에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결합해 탄생한 메이저 역을 맡아 이전 작품에서보다 좀더 파워풀한 액션을 선보인다.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촬영 1년 전부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쿵후, 무예타이를 익히고 무기를 다루는 실전 훈련을 받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어벤저스'에서는 방어적으로 싸웠던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싸워요. 싸우는 방식이 좀 다르기 때문에 전술적인 무기 훈련을 많이 받았어요.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의 경찰들과 함께 움직이기도 했죠. 메이저는 부러지지 않을듯한 강인함이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많은 훈련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원작이 워낙 철학적이어서 실사영화로 옮기는 데 어려움이 컸다는 점도 털어놨다.
"원작 만화가 시적인 부분이 있고 실존적인 질문도 던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만화를 어떻게 실사로 옮겨나갈지 상상이 안 됐어요. 메이저의 매력도 즉각 보이지는 않았죠. 메이저라는 캐릭터는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투쟁하는 인물이에요. 단순하지는 않았지만 루퍼트 샌더스 감독이 잘 지도해줘서 캐릭터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샌더스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겹겹의 메시지와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아주 복잡하고 추상적이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캐릭터 위주의 심플한 스토리가 필요했다"며 "메이저가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관객들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은 나쁜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의 모습을 찾는 일종의 탐정 스토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메이저를 만든 과학자가 남성이 아닌 여성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원작과 다른 부분이다.
샌더스 감독은 "뭔가를 창조해 내는 사람은 어머니, 여성이기 때문에 메이저를 창조한 과학자는 여성이 맡아 어머니 같은 역할로 표현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를 만든 오우레 박사 역은 프랑스 출신의 연기파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가 맡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비노슈는 "연기를 하면서 제 딸 생각도 많이 했다"며 메이저에 대해 "보호하고 싶고 돌보고 싶고 화도 나기도 하는 그런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조핸슨은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대표적인 '반 트럼프 배우' 중 한 명으로도 꼽히는 만큼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정치적인 질문도 나왔지만, 직접적인 대답은 회피했다.
그는 한국 대통령 탄핵에 관한 질문에는 "뉴스를 통해 들어 알고 있지만 한국 정계와 관련해서는 말씀드리지 않아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영화 속에서처럼 투명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수트가 존재한다면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일을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마 청와대에 들어가서 모든 것을 알아낸 다음에 탄핵 관련 답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전철을 타고 완전히 익명의 상태로 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싶을 것 같다. 유명해지면 그런 것은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스칼릿 조핸슨을 비롯한 '공각기동대' 출연진은 이날 오후 7시30분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에서 진행되는 레드카핏 행사에 참석해 한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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