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서 독일기자들과 언쟁 "英정보기관 도청 주장은 인용"
"나는 고립주의자 아닌 자유·공정무역주의자"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청에 관한한, 추측하기에 이 전 행정부(오바마 정부)에 의해 적어도 우리(트럼프와 메르켈)는 아마 공통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백악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메르켈 총리가 오바마 전임정권에 의한 '도청 피해자'의 동일한 처지라는 취지의 농담을 해 폭소를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독일 기자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를 도청했다는 주장을 했는데 후회하는가'라고 질문하자 얼굴을 찡그리며 이같이 받아넘긴 것.
그의 언급은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국(NSA)이 메르켈 총리의 전화를 도청했다는 위키리크스의 2010년 폭로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정보기관이 미 대선 기간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를 도청했다는 폭스뉴스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사실상 손을 들어준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의 언급에 대한 다른 독일 기자의 질문도 강하게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한 것은 TV에서 한 말을 책임지는 어떤, 매우 유능한 법조인이 한 말을 인용한 것"이라며 "나는 그것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폭스뉴스에서 매우 유능한 변호사가 한 진술이다. 따라서 나한테 말하지 말고 폭스에 말하라"고 말했다.
스파이서의 언급을 놓고는 이미 H.R.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영국 측에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다른 독일 기자가 더욱 공격적인 어조로 "왜 뉴스와 언론의 다양성을 그렇게 겁내고, '가짜뉴스' 주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청을 지시했다는 결국 입증할 수 없는 말을 그렇게 자주하는가"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점잖게 친절하게 말하라"며 맞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 정책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메르켈 총리를 향한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나는 고립 정책을 믿지 않는다"며 "무역 정책은 공정한 정책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은 수년간 많은 나라에 의해 매우 매우 불공정하게 대접받았다. 이제 그것은 멈춰야 한다. 나는 고립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자유무역주의자다. 또한 공정무역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어떤 신문을 읽는지 모르지만, 그것 역시 또 다른, 말하자면 가짜뉴스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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