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베트남 '새우 전쟁'…"전염병 원인" vs "증거 대라"

입력 2017-03-18 12:29  

호주-베트남 '새우 전쟁'…"전염병 원인" vs "증거 대라"

호주, 백점병 발병에 수입 금지…베트남 "교역 저해" 재고 촉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와 베트남이 새우 수입 금지 문제를 둘러싸고 정면 대치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올해 초 전염병을 이유로 아시아산 생새우 수입을 전면 금지하자, 새우 수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베트남 정부가 "증거를 대라"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18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올해 초 퀸즐랜드 주 상점들에서 판매되던 생새우에 백점병(white spot disease)이 발생한 데 대해 아시아산에 의심을 두고 이 지역으로부터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백점병은 인체에는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강한 전염성으로 새우를 죽게 한다.

호주 정부는 자국 생새우 양식 농장이 큰 타격을 받을까 우려하면서 이미 수천만 달러어치를 폐기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퀸즐랜드 주의 야생 새우에서 새로 백점병이 나타났고 서둘러 생새우 판매를 금지하는 조처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런 호주 정부의 대응에 새우 생산과 수출에 힘을 쏟고 있는 베트남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전통적인 쌀 경작지 메콩 델타 지역에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더불어 바닷물 유입이 늘자 쌀 재배 대신 새우 양식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미화 31억5천만 달러(3조5천억원)로 전년보다 6.7% 늘었다.

베트남 정부는 새우 양식업자와 수출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호주 정부를 상대로 지속해서 생새우 수입 금지 조치의 재고를 촉구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추산하는 생새우의 호주 수출 규모는 5천500만 호주달러(622억원) 정도.

베트남 산업통상부의 쩐 쿠억 카인 차관은 17일에도 자국 언론에 "(호주의) 금지 조치는 베트남과 호주 간 우호적인 무역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공동의 관행과 정신에 맞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인 차관은 또 호주 시장에 특화한 많은 수출업자가 파산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수입산이 백점병 확산의 원인이라는 과학적인 증거가 명백해질 때까지 생새우 수입이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는 자국 새우 수요의 약 30%를 베트남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베트남 정부의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과일을 먹어치우는 유충인 지중해열매파리가 나왔다는 이유로 2015년 호주산 과일 수입을 잠정 금지한 바 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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