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여론조사기관 모레노 후보 50∼51% 득표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오는 4월 2일 치러질 에콰도르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집권여당 후보가 과반의 득표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18일(현지시간)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디아그노스티코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한 국가연합당(알리안사 파이스)의 레닌 모레노(63) 후보가 50.61%를 득표해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파 야당 기회창조당(CREO)의 기예르모 라소(61) 후보는 36.72%의 표를 얻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유권자 3천349명을 상대로 지난 13일부터 15일 사이에 이뤄졌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페르필레스 데 오피니온이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도 모레노는 51%를 득표해 36%에 그친 라소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를 것으로 점쳐졌다.
이는 1차 대선 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라소 후보가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른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보수진영의 야권 후보들이 라소 후보를 중심으로 얼마나 결집하느냐에 따라 결선투표의 향배가 갈릴 것으로 관측해왔다.
앞서 지난 2월에 실시된 1차 투표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으로 부통령을 역임한 모레노 후보는 39%를, 경제부 장관과 은행장 등을 지낸 라소 후보는 28%를 각각 득표했다.
에콰도르 선거 규정상 1차 투표로 대선 결과가 확정되려면 특정 후보가 유효 투표수의 과반을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득표한 가운데 2위 후보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
지난 40년간 에콰도르 대선 1차 투표에서 현 대통령인 라파엘 코레아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모레노 후보가 두 번째로 높다. 국가연합당은 대선 1차 투표와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대선이 에콰도르 정치 지형 변화의 시발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코레아 대통령과 국가연합당이 지난 10년간 집권하면서 이른바 '시민 혁명'을 통해 일궈낸 빈곤감소와 불평등 격차 해소에 대한 심판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2007년 이후 150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남미 우파 진영도 대선 향배를 주시하고 있다.
원유, 구리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지난 10년간의 호황이 끝난 뒤 최근 1년 6개월 사이에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등 남미에서 나타난 좌파 퇴조 현상이 에콰도르에서도 발현될지 주목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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