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도 물도 없다"…이라크 모술 주민 탈출 행렬

입력 2017-03-19 17:46  

"식량도 물도 없다"…이라크 모술 주민 탈출 행렬

이라크군-IS 교전 격화로 주민 수천명 피란길

시리아 홈스에서도 하루 동안 1천500명 떠나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라크 북부 최대도시 모술과 시리아 중부 홈스 지역에서 교전이 갈수록 격화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피란 행렬이 길어지고 있다.

19일 아랍권 위성매체 알아라비야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군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거점 도시 모술 서부 지역에 진입해 IS와 격전을 벌이고 나서 잠시 소강상태를 맞은 18일 모술의 이라크인 수천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이라크군은 현재 모술 서부 인구밀집 지역인 구시가지 주변에서 IS의 극렬한 저항에 직면해 있다. 이라크군은 모술 탈환 작전 전개 후 동부 전체와 서부의 절반가량을 장악했다.

이라크군이 계속해서 모술 서부 내부로 진격하면서 IS로부터 해방된 주민들은 안전지대와 식량, 식수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탈출하고 있다.

모술 바브 즈디드 지역의 한 주민은 "우리는 25일간 갇혀 지냈다"며 "음식도 물도 없어 모두가 죽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일부 다른 주민도 "몇 주간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국내의 한 구호 단체가 제공하는 물품을 차지하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끔찍한 상황이다. IS가 우리를 파괴했다"며 "음식도 없고 빵도 없다. 진짜로 아무것도 남겨진 게 없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라크군은 지난달 19일 모술 서부 지역을 탈환하는 작전을 개시했다.

거세지는 이라크군의 압박에 IS도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모술 서부 도심은 더욱 위험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라크군이 지난해 10월부터 모술과 IS가 장악한 시리아·이라크 지역의 연결로를 차단한 이후 지금까지 약 25만5천명이 고향집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

모술 서부 탈환 작전 개시 이후에는 주민 10만명 이상이 이곳을 빠져나왔다. 지난 12일~15일에는 이라크 사상 최대 피란민 수에 해당하는 3만2천 명이 모술을 떠났다.

모술 서부엔 아직 민간인 60여만 명이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중부 홈스주 알와에르시에서도 전날 하루 동안 주민 1천500명 이상이 피란했다고 시리아-아랍 적신월사가 밝혔다. 이 도시는 반군이 장악한 곳으로 현재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포위된 상태다.

이번 피란은 약 1만명이 이 도시를 떠날 때까지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관리·감독 아래 진행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리아의 반정부 활동가는 "많은 사람이 체포되기를 두려워해 남아 있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약 1만5천명이 피란하겠다는 서류에 사인했다"고 말했다.

홈스에서는 2014년에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봉쇄 조치 등으로 주민 수백 명이 강제로 쫓겨난 적이 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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