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출마·킹메이커·제3지대 합류 등 관측 '분분'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임형섭 기자 = 정치권이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의 전격적인 회장직 사임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홍 회장이 정치적 메시지를 겸한 사임사를 남겨놓고 회장직에서 물러난 터라, 조기대선 정국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려는 의중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노무현정부 때 주미 대사를 지내며 유엔 사무총장 도전설이 나온 적이 있고, 최근에는 대선 출마설이 불거져 '헛소문'이라고 부인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정치권은 그가 지난 18일 사임사에서 "최근 몇 개월, 탄핵정국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오랜 고민 끝에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점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듣기에 따라 평소 다양한 정관계 인사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진 홍 전 회장이 '장미대선'에 나름의 역할을 하며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홍 전 회장의 직접 출마 가능성은 작게 보는 편이다. 이미 정당별로 경선 레이스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홍 전 회장이 특정정당의 경선전에 뛰어들기에는 시기적으로 촉박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중진 의원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 합류가 아니라면 무소속 출마일 텐데 무소속은 쉽지 않다. 대선 출마 쪽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홍 전 회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주도하고 바른정당 등이 동조하는 '제3지대 빅텐트'를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김 전 대표는 개헌이라는 매개를 쥐고 있지만 홍 전 회장이 어떤 매개를 가졌는지 아직 불분명하지 않으냐"며 "제3지대라면 결국 후보단일화가 화두가 될 텐데 그것이 얼마나 가능할지도 미지수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가 사임사에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재단과 포럼을 통해 시대적 과제에 대한 답을 찾고 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킹메이커'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또다른 쪽에선 민주당의 한 대선후보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정치권의 한 전략통은 "대선 출마를 위한 회장직 사퇴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어찌 됐든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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