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이 특별전당대회를 열고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을 새로운 당수로 선출했다.
슐츠 전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전대에서 대의원 전원 605명의 100% 지지를 얻는 초유의 역사를 쓰면서 당수에 올랐다고 대중지 빌트 등 독일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슐츠 전 의장은 앞서 지난 1월 24일 사민당 지도부의 합의에 따라 지그마어 가브리엘 당수로부터 바통을 넘겨받기로 하고, 동시에 오는 9월 총선 때 총리후보로 나서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는 이후 사민당 지지 결집을 이끌면서, 총리직 4연임 도전에 나선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개인 대결에선 승리하는 것으로도 나오는 등 흥행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연설에서 "자유로운 보도를 두고 '거짓 언론'이라고 하고 선별적으로 미디어를 대하는 사람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사람"이라면서 "그건 미국의 대통령이든,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페기다) 데모대에 함께하는 사람이든 마찬가지"라고 했다.
또한, 반(反) 유로·반 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을 가리켜선 "(독일) 연방공화국의 수치"라고 힐난했다.
이날 슐츠 후보가 당수 지지로 받은 100% 기록은 과거 기민당 당수이던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 시절, 그의 맞수였던 사민당의 옛 거물 정치인 쿠르트 슈마허가 1948년 얻은 99.71%보다도 높은 것이다.
이 지지율이 역대 최저였던 인물은 지금은 좌파당 자를란트 주의회 원내대표로 있는 오스카어 라퐁텐이다. 그는 사민당에서 활약하던 1995년 당수가 될 때 62.5%를 얻는 데 그쳤다.
찬성 비율을 뜻하는 이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세력의 단일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뜻으로서 사민당 대의원들이 슐츠를 통해 메르켈의 기민당을 누르고 싶어하는 열망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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