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람을 끊임없이 변호한 칼럼니스트" 평가
1990년 한국계 여기자에게 인종차별 발언했다가 징계받기도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자칭 '길거리 기자'이자 퓰리처상 수상 언론인인 미국의 지미 브레슬린이 19일(현지시간) 88세를 일기로 숨졌다.
그의 부인인 로니 엘드리지는 브레슬린이 맨해튼 자택에서 이날 숨졌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브레슬린은 뉴욕데일리뉴스, 뉴욕헤럴드트리뷴, 뉴스데이, 뉴욕저널아메리카 등 뉴욕 소재 언론사에서 근무하며 언론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1960년대 뉴욕헤럴드트리뷴에서 근무할 때 그의 기사에는 세세한 내용과 대화, 해설이 들어가 주목을 받았고 이는 이후에 '뉴 저널리즘'으로 불렸다.
1963년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돼 장례식이 열렸을 때는 '케네디 대통령의 무덤을 판 남자'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썼다. 장례 행사와 장례식 참가자 등을 핵심으로 한 다른 기사와는 차별화돼 눈길을 끌었다.
1976년에는 뉴욕에서 무작위 살인을 하던 연쇄살인범이 자신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를 내보냈다.
'샘의 아들'(Son of Sam)로 자칭한 살인범은 이미 다섯 명을 죽인 뒤에 브레슬린에게 편지를 보냈고, 브레슬린은 이 편지의 일부를 지면에 실으면서 그에게는 자수를 권했다.
하지만 살인범은 두 명을 더 죽인 뒤에야 붙잡혔고, 브레슬린은 기사 욕심 때문에 살인범의 추가범행을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에 놓이기도 했다.
그가 1986년에 퓰리처상 논평부문 수상자가 됐을 때 주최 측은 "일반 사람을 끊임없이 변호하는 칼럼니스트"라고 그를 표현했다.
뉴스데이에 근무하던 1990년에는 한국계 여기자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여성의 공직생활을 비판한 자신의 칼럼에 대해 한국계 여기자가 성차별적이라고 비판하자 아시안 외모를 거론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그는 칼럼 외에도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저술하기도 했으며 극작가로도 활동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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