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집 기물 부순뒤 달아나다 경찰차 6대 들이받고 결국 쇠고랑
(고창=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남의 집에서 물건을 부순 40대 여성이 출동한 경찰차 6대를 들이받는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결국 1시간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자신을 체포하려던 경찰관 1명을 차량으로 치는 등 3명에게 상처를 입혔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A(43·여)씨는 지난 19일 오후 4시 3분께 전북 고창군 대산면 B(59)씨의 집을 찾았다.
자신과의 약속을 깬 B씨 부인에게 잔뜩 화가 나 있던 A씨는 이날 B씨와 말다툼을 하다 집 안에 있던 화분 2개를 부수고 쌀포대를 뒤엎었다.
경찰이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하자 A씨는 황급히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추격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A씨는 갑자기 도로 한가운데 차를 세웠다.
뒤쫓던 경찰도 차를 세웠고 이때 A씨는 갑자기 차량을 후진해 경찰차 앞범퍼를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경찰관 1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경찰차를 따돌리기 위해 다시 차를 몰고 전남 영광 방향으로 달렸다.
경찰은 A씨가 고속도로로 진입하려 하자 급히 가속페달을 밟아 A씨 차량 앞을 가로막았다.
경찰은 포위된 A씨를 검거하기 위해 한 손엔 총, 다른 한 손엔 수갑을 들고 천천히 A씨에게 다가서려 했다.
촘촘하게 진을 친 경찰차 사이에서 비교적 넓은 틈을 발견한 A씨는 운전대를 틀어 그 틈으로 돌진했고, 이 과정에서 안모(49) 경위가 차에 치였다.
경찰의 저지를 뚫고 도주한 A씨는 영광 읍내 방향으로 달아나다 한 교회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경찰은 결국 A씨 차량을 경찰차 등으로 가로막고 차안에서 그녀를 끄집어내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1시간 가량 이어진 광란의 질주가 멈추는 순간이었다.
30㎞ 넘게 추격전을 벌이는 동안 경찰차 6대가 파손됐고, 경찰관 3명이 다쳤다.
고창경찰서는 20일 재물손괴,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A씨가 이날 남의 집에 들어가 집기를 파손했고, 충동적으로 경찰관들과도 추격전을 벌인 것 같다"며 "다행히 경찰차 파손은 경미하고 경찰관들도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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