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바닷모래 채취, 국책용으로 한정"…성사 가능성 불투명(종합)

입력 2017-03-20 13:32   수정 2017-03-20 13:33

해수부 "바닷모래 채취, 국책용으로 한정"…성사 가능성 불투명(종합)

국토부와 협의 안돼…어민·건설업계 반발할 듯

(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바닷모래 채취를 둘러싼 어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내년부터는 배타적경제수역(EEZ) 바닷모래 채취를 국책용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업계와 건설업계 양쪽 모두 이 대책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실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바닷모래 채취가 불가피할 경우 차기 해역이용 협의 시부터는 바닷모래 사용을 국책용으로 한정하고, 채취 물량 역시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최소한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책은 이미 확정된 모래 채취 기간이 끝나고 난 뒤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남해 EEZ는 내년 3월부터, 서해 EEZ는 2019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런 대책은 앞서 지난달 말 정부가 당장 급한 골재난을 해소하고자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남해 바닷모래 650만㎥를 추가로 채취할 수 있게 허가하면서 어민들이 강력히 반발한 데다 국회에서도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해수부는 이미 채취 연장이 결정된 올해 역시 바닷모래 대신 적치된 4대강 준설토 등 육상골재를 우선 사용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남해 EEZ 골재 채취 단지의 경우 어업피해 추가조사를 통해 해당 지역이 주요 산란·서식지로 밝혀지면 해당 지역을 보호수면 등으로 설정해 바닷모래 채취 금지 등 개발·이용행위를 원칙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기존 채취 해역은 연구조사 결과 및 일본 등 외국의 사례 분석을 통해 우리 해역에 적합한 채취지역 복원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마련하고, 산란장 조성 등을 통해 해양생태계 및 수산자원을 회복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도 바닷모래 채취 단지 관리자를 국토교통부 산하 수자원공사에서 해수부 산하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변경·지정하기 위한 법령 개정을 상반기 중 최단 기간 내에 마무리하고, 어업인들의 대표단체인 수산업협동조합과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수부의 이런 대책은 내년 2월 말까지로 예정된 기존 채취 계획에는 변함이 없는 것이어서 어획량 급감과 생태계 파괴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모래 채취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어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동시에 건설업계에서는 그간 골재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맞서왔기 때문에 국책용으로만 한정할 경우 당장의 골재 수요를 충족시킬 대안이 없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해수부가 제안한 4대강 준설토 사용 역시 운송비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골채 채취의 주무부처격인 국토부와의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실제 대책이 추진되기까지는 산넘어 산이다.

이와 관련 윤 차관은 "전체적인 큰 틀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수협이나 국토부도 수용할 걸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추진하고, 협의 의견 통보 시 부과한 이행조건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철저히 점검하고, 이 과정에서 어업인들과 협의해 현장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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