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 '보레이A형' SSBN 곧 진수, 내년에 실전 배치
히로시마 투하 원폭 수천 배 위력 '불라바' SLBM 16기 장착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가 경제난에도 원자폭탄보다 수천 배의 위력과 전 세계 웬만한 곳을 사정권에 둔 핵미사일을 탑재한 전략 핵잠수함(SSBN) 증강작업을 야심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군사 안보 전문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NI), 스푸트니크 인터내셔널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6월 이전에 개량형 보레이급 SSBN '블라디미르 왕자 함'을 진수할 계획이다.
'955A 계획'(Project 955A)으로 알려진 이 전략 핵잠수함은 실전 배치된 세 척의 보레이급보다 음향탐지와 센서 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등 스텔스 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배치된 세 척 가운데 두 척은 한반도와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을 담당하는 태평양함대 소속이다. 이들 SSBN의 수중배수량은 2만4천t으로 웬만한 소형 헬기 항공모함보다 크다. 실제로 일본이 2015년 취역한 항모급 호위함 이즈모의 배수량이 1만9천500t인 것을 고려할 때 이 SSBN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미 해군분석센터 소속 러시아 군사 문제 전문 분석가인 드미트리 고렌버그 연구원은 보레이급 SSBN이 옛 소련 시절 건조돼 낡은 델타-4형 SSBN을 궁극적으로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내년에 취역할 '블라디미르 왕자' 함은 기존형보다 소음과 기동성이 훨씬 개선됐으며, 특히 통신장비와 센서 기능도 첨단화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소식통도 보레이A형이 운영하는 디지털 소나(음향탐지기) 체계가 최첨단이라고 주장했다. 교신, 표적 확보와 탐지 등 복잡한 정보 제공과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는 이 체계가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 추진 공격잠수함(SSN)보다 적 함정 등 표적 탐지율 면에서 50%나 뛰어나다는 주장이다.
고렌버그 연구원은 "러시아가 오는 2020년대까지 보레이A형을 두 척 더 발주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애초의 5척 건조 계약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드 왕자' 함 등 보레이A형이 20기의 '불라바'(Bulava)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으로 16기만 탑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네바'(Sineva) 미사일용으로 설계됐다가 개조된 초기형과 달리 보레이A형은 처음부터 불라바만 장착하기로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최대 사거리가 1만㎞ 불라바는 독립 목표 재돌입 핵탄두(MIRV)를 10개까지 탑재한다. 각 탄두의 위력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보다 12.5배(150kt)나 크다.
이에 따라 보레이 급 한 척의 화력은 재래식 폭약 2천만t의 폭약 위력과 맞먹는 20 메가톤 이상으로 웬만한 야전군 전체 화력을 능가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핵미사일 외에도 순항미사일, 533㎜ 어뢰 발사관(8개), 미사일 어뢰, 기뢰, 자동 소나 대응체계 등도 장착한다.
함장을 포함해 모두 107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는 이 잠수함은 수중 450m까지 잠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K-650B' 원자로에 의해 가동되는 이 잠수함은 수상에서는 28㎞, 수중에서는 56㎞의 속도를 각각 낼 수 있다.
러시아는 4번 함인 '블라디미르 왕자'함 진수에 앞서 지난해 12월 불라바를 탑재하는 5호함 '포자르스키 왕자'함 건조 작업에 착수했다.
보리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조국수호자의 날'(군인의 날) 기념 연주회에서 한 연설을 통해 전략적 핵 방어력 강화를 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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