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표창' 양캠프 충돌…"왜곡비난 안돼" vs "全에 대한 분노 빠져"
이재명 "文 분열정치, 安 역사퇴행·반동"…공방 위험수위 '아슬아슬'
출렁이는 민심 속 '호남대첩' 앞두고 과열…경선 後 상처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경선 순회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주자들간 공방도 격해지고 있다.
애초 민주당 주자들은 '원 팀'을 강조하면서 아름다운 경선을 치르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에는 '적폐', '반동' 등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거친 비난을 서로에게 쏟아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지수가 출렁이는 상황에서 최대 승부처인 호남 순회투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며 주자들의 조급해진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 측과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전날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을 계기로 정면으로 충돌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이재명 성남시장도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어, 일각에서는 경선이 네거티브로 흐르면서 후유증을 남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그동안 같은 '친노(친노무현)' 뿌리임을 강조하며 정면충돌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날 '전두환 표창' 공방이 불거지며 순식간에 날카로운 대치 전선을 형성했다.
전날 문 전 대표는 TV 합동토론회 과정에서 "군 복무 당시 전두환 장군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발언했고, 이에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양측 인사들은 이날도 격한 공방을 이어갔다. 문 전 대표 측 김태년 특보단장은 SNS에서 안 지사를 향해 "네거티브를 하시니 당혹스럽다"며 "제가 놀란 것은 내부를 향해서 던지는 분열의 네거티브"라고 비판했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송영길 의원도 "안 지사는 같은 당 문 전 대표의 말을 그대로 '선의'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캠프 전략본부 부본부장인 진성준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안 지사 측과 국민의당이 문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군 생활을 잘 했으니 안보관을 의심하지 말라는 얘기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그걸 잘 아는 분들이 호남에 사과하라면서 지역감정까지 부추기나"라고 비판했다.
반면 안 지사 측 박 대변인은 이날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이 안 지사 측 인사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낸 것을 거론하면서 "싫은 소리 한마디에 그렇게 분노하는 분들이 어떻게 100%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과거 '선의발언' 논란 당시) 안희정에게 분노가 없다고 짓이겨대는 님(문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인내해 왔다"고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지사 캠프 김진욱 특보 역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전 대표 측은) 진심을 알면서 어떻게 공격할 수 있느냐고 한다. 선의 발언 때에는 진심을 몰라서 쓰러진 안 지사에게 '분노가 빠졌다'며 발길질을 했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발언이 문제인 것은 전두환에 대한 분노가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를 동시에 겨냥했다.
이 시장은 전날 광주 송정역 시장 입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연정은 민심을 배반하고 시대에 역행하는 역사 퇴행이자 반동"이라고 안 지사를 공격했다.
그는 문 전 대표를 향해서도 "민주당은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김종인, 손학규 안철수 등 훌륭한 인물을 끊임없이 내보냈다. 분열의 정치가 민주당의 안타까운 기록"이라고 직격했다.
이처럼 공방이 거세지는 데에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주자들의 초조해진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7일 열리는 호남 순회경선이 전체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 전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선언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으로 조사되는 것도 주자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안 지사 측 정책단장인 변재일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그동안 안 지사는 상대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유권자들에게 상대의 단점이 뭔지 확실히 알려주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처럼 경선이 네거티브전으로 흐를 경우 당 후보가 정해지더라도 주자별로 지지자들이 뭉치면서 본선에서 힘을 모으기 어려워지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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