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4일 여론조사 앞두고 신경전 '팽팽'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내달 초 치러질 경선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경선룰 협상과 대선후보 선출일을 놓고 진통을 겪은 데 이어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0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양 후보측 대리인은 지난 주말부터 경선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설문문항을 놓고 협상 중이다.
안 전 대표 측은 지지도나 후보자 적합도를 설문문항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전 대표의 주장대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가상대결 방식을 채택하게 되면 역선택이 일어날 수 있어 여론을 정확히 반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경선 주자로 나선 바른정당 역시 대통령 후보로서의 적합도와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손 후보 측은 문재인 전 대표가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일대일 가상대결을 여론조사 문항에 넣자고 한다"며 "이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양당 간 후보 단일화도 아니고 당내 여론조사 경선에서 가상대결을 집어넣는 건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손 전 대표 측은 여론조사 문항에 문 전 대표와의 가상대결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손 전 대표가 '가상대결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지지도나 적합도를 묻는 일반적인 여론조사 방식을 채택할 경우 안 전 대표의 압도적인 우세가 점쳐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당내 경선 후보인 박주선 국회부의장 측도 가상대결 방식을 주장하고 있어 안 전 대표는 '손-박 공동전선'의 압박을 받을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손 전 대표 측은 아직 협상 시간이 남은 만큼 기존안이 관철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지도(적합도)+가상대결', 즉 혼합형 방식의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언성이 커지는 등 협상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늦어도 25일까지는 협상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로 양보해 혼합형 방식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사전선거인단 등록 없는 현장 투표 80%와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내달 4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여론조사 기간은 4월 3일부터 이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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