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에서 시속 100㎞ 전후로 달리는 '중·저속 자기부상 철도' 건설 붐이 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최근 보도에 따르면 대형 인프라 건설사인 중국철도건설(中國鐵建)과 철도 차량 세계 최대업체인 중국중차(中國中車) 등이 추진하고 있는 후난(湖南) 성 중저속 자기부상 철도가 연내에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베이징(北京)시, 광둥(廣東) 성 등 10여 개 도시에서도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투자액만도 1조 엔(약 10조 원)에 이른다.
자기부상열차는 지하철보다 건설비가 적게 들고 소음도 작다. 중국 정부는 중·저속 자기부상열차를 국내의 새로운 도시교통수단으로 보급하는 동시에 수출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후난성 창사(長沙)시에 건설 중인 자기부상 철도는 작년 5월에 시운전을 시작했다. 전체 약 19㎞로 투자액은 43억 위안(약 7천100억 원) 규모다. 설계 최고시속은 약 100㎞지만 70㎞ 정도로 운행하며 올해 안에 정식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속 자기부상 철도의 특징은 저소음이다. 창사시 관계자는 "차내의 소음이 작은 소리로 이야기하는 정도여서 대화를 하기 위해 큰 소리를 낼 필요가 없다"면서 "모노레일보다 소음이 적어 철도 연변 주민을 설득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동차가 급격하게 늘어 대도시의 차량정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도시에서는 지하철 건설을 추진해 왔으나 지하철 건설에는 ㎞당 5억~8억 위안이 드는 데 비해 자기부상열차 선로는 지상의 도로에 건설할 수 있어 ㎞당 2억-3억 위안이면 된다고 한다.
중국 독자기술인 중·저속 자기부상 철도는 자석을 이용, 차량이 지상에서 8㎜ 뜨게 해 달린다. 지상에서 10㎝ 뜨게 하는 일본방식과는 달리 강력한 자석과 액체 헬륨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건설비를 지하철의 절반 정도에서부터 최대 3분의 1로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점 때문에 중국 전국에서 건설계획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중국철건은 중저속 자기부상철도 설을 가속화하기 위해 작년 10월 100% 자회사인 중철자부(磁浮)교통투자건설을 설립, 광둥성 청원(?遠)시 정부와 중·저속 자기부상 철도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총연장 30㎞로 투자규모는 100억 위안이며 연내에 영업을 시작한다.
옛 철도부 계열의 철도 인프라 건설회사인 중국중철은 120억 위안을 들여 베이징 교외에 연장 20㎞의 구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노선도 연내에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철은 신장(新疆)웨이우얼자치구의 우루무치를 비롯,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와 덕양(德陽)시를 연결하는 철도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중철자부교통투자건설은 "기술을 연마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비용절감을 추진해 국내 각지에서 실적을 쌓아갈 것"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차량 메이커들도 증산에 나서고 있다. 중·저속 자기부상 차량개발과 제조는 중국중차그룹이 맡고 있다. 창사에는 중차 산하의 후난성 자회사가, 베이징에는 산하 후베이(湖北)성 자회사가 각각 차량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중차그룹은 전국의 자기부상철도 건설계획이 구체화함에 따라 차량 생산능력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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