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지 홍의락도 "盧 정신 짓밟는 행태 경악"
文측 "부산 뿐 아닌 호남·영남 모두의 대통령 얘기한 것"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최평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측 오거돈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 19일 '부산 대통령을 만들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20일 야권 내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에서는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려낸 것"이라고 비판했고,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무소속 홍의락 의원도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발언"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오 위원장의 발언 전체를 맥락을 보면 영호남 전체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뜻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주의를 조장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시장 측 정성호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주의의 망령을 되살려내는 것은 개혁의 길이 아니다"라며 "'전두환 표창장' 발언에 이어 지역주의 조장까지 이어지며 국민은 우려한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도 아니고 바른정당도 아니고 우리당 대선 후보 캠프의 주요 인사의 발언으로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데도 이 발언을 제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지역주의 극복에 정치생명을 걸고 국민통합을 추구했던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상속받았다고 말씀하시지만, 지금 이것은 노무현 정신도 아니고 노무현 정치도 아니다. 민주당의 정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를 지지하고 있는 무소속 홍의락 의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대통령' 발언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제2의 '우리가 남이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우리 정치사의 비극 중 하나인 영호남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것이자, 신공항 문제로 갈등이 있는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의 차별을 부추기는 말"이라며 "지역 화합과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입에 담을 수도, 담아서도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뿌리깊은 지역 구도를 깨기 위해 도전한 '노무현 정신'을 짓밟는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패권주의, 배제와 결별의 정치도 모자라 해묵은 지역감정까지 조장해서는 '사상 최초의 통합 대통령'은 요원할 것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구태정치와 과감히 결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 위원장의 회견 발언 전체를 살펴보면 부산뿐 아니라 호남과 영남 등 대한민국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남과 호남 모두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 문 전 대표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오 위원장의 해당 발언이 나왔던 행사장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어느 한 지역에서 축하를 받고, 다른 지역에서는 눈물바다가 되는 그런 일이 없도록 사상 최초의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 위원장은 전날 부산시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문재인 부산 선대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부산 사람이 주체가 돼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우리 부산이 다시 한 번 함께 만들어내는 부산 대통령은 고질적인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진정한 동서 화합이 만들어낸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문재인에 의한 새로운 정권창출과 누적된 폐해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부산이 다시 한 번 용광로와 같은 역할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부산을 건설하고, 나아가 다시 새로운 영남을 만들 것이며, 다시 새로운 호남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부산 시민의 압도적 지지가 전국 지지율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세대와 계층, 지역을 뛰어 넘어 부산시민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새로운 선거역사의 장을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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