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취업 준비를 하는 시각장애인 K씨는 토익 점수를 높이려고 유명 Y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토익 수강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인터넷 강의를 수강 신청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하는 순간 화면 낭독 프로그램 안내가 멈췄다. 시각장애인이 혼자 토익을 수강신청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시각장애인이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으로 디지털 정보를 이용하기가 여전히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웹접근성평가센터는 시각장애인과 디지털 정보 사이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 조사해 20일 발표했다.
단체는 지난 한 해 국내 취항 해외항공사, 쇼핑몰, 호텔, 민원, 교육, 배달 온라인 주문 등 8개 분야의 웹사이트 70개와 구인, 안전, 쇼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13개를 국가 표준에 근거한 전문가 심사와 사용자 심사를 병행해 정보접근성을 평가했다.
웹사이트 중에서 교육 사이트의 정보접근성 평균은 100점 만점에 45.9점으로 가장 낮았다. 첫 단계인 회원가입조차 어려웠으며 수강신청은 아예 불가능했다.
단체 관계자는 "이는 시각장애인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점검 및 개선이 가장 시급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쇼핑몰(60.2점), 체육협회(63.8점), 해외항공사(64.4점), 배달 온라인 주문(66.5점) 등도 점수가 낮았다.
모바일 앱은 쇼핑몰(54.1점), 구인(71.7점), 안전(76점) 등 분야가 이용하기에 불편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에서 관리하는 안전 모바일 앱들은 비교적 점수가 높았다. 그러나 지진이나 홍수에 대비하도록 돕는 정보를 습득하거나 재난안전 문자메시지 등을 원활하게 받기는 불가능했다.
일상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화재와 사고 등 위기에 대처할 정보를 얻는 기능도 시각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었다.
단체 관계자는 "모니터링 대상을 넓혀 올해도 지속해서 정보접근성 심사를 이어가겠다"면서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정보접근권을 위해 민간·공공기관의 지속적인 개선을 촉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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