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불편한 것일 뿐"…구족화가 표형민씨 첫 개인전

입력 2017-03-20 15:52   수정 2017-03-20 16:41

"장애는 불편한 것일 뿐"…구족화가 표형민씨 첫 개인전

인물화 등 30여점 전시…하모니카 연주단원으로도 활동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두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 표형민(29·지체장애 1급)씨가 첫 개인전을 한다.




표씨는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대구 한영아트센터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햇살 같은 미소전'을 연다.

태어날 때부터 팔과 다리에 장애가 있던 그는 어릴 적 발가락 운동을 하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장애 때문에 삶을 비관한 적도 있었지만 그림에 몰두하는 동안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삶에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 맡겨져 지금은 한 재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씻기, 식사, 옷 갈아입기 등 일상 생활조차 혼자 하기 힘든 상황에도 그림 그리기에 도전을 마다치 않는다.

캐리커처 위주로 그림을 그려오다 나중에는 한 서양화가에게서 지도받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인물화 그리기를 시도했고 이번에 그러한 작품을 내건다.

연필 외에도 수채물감, 파스텔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일은 표씨에게 힘겨운 일이었다.

발가락에 붓이나 파스텔을 끼우고 작업을 하므로 수채물감 또는 파스텔 번짐을 막기 위해 받침도 없이 발을 들고 그려야 했기 때문이다.

발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했다.

이렇게 완성해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등 인물화 상당수와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등을 그린 그림 등 모두 30여점이다.

그는 "장애는 불편할 뿐이지 (장애로 인한) 불가능은 없다"며 "장애가 삶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개인전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표씨는 자신이 다닌 특수학교인 성보학교 학생·졸업생 합주단인 '맑은소리 하모니카 연주단' 리더로도 9년째 활동 중이다.

맑은소리 하모니카 연주단은 장애에도 꾸준히 실력을 쌓아 각종 경연대회에서 수상하고 사회복지시설, 병원 등에서 공연 봉사를 하거나 순회 연주를 하기도 한다.

그는 육군 제50보병사단 홍보대사로도 뽑혀 입영 장병에게 삶의 가치를 전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를 주관하는 노블리쥬클럽은 2013년 여성 기업인, 교수, 예술가 등 각 분야 전문인들로 구성됐고 장애인 자립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 기부와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ms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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