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광둥(廣東)성의 한 부랑자 보호시설에서 최근 49일간 20명이 사망해 공안이 조사에 나섰다.
20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일 광둥성 신펑(新豊)현의 롄시(練溪)보호소에서 15세 레이(雷) 모 군이 숨졌다. 레이의 사인은 장티푸스로 기록됐다.
자폐증을 앓던 레이는 지난해 10월 길을 잃은뒤 렌시보호소에 수용됐으며 그의 부모는 사망한지 11일이 지난뒤에야 장례식장에서 그의 주검을 찾았다.
장례식장 기록에 따르면 올해 들어 1월 1일부터 지난 2월 18일까지 49일간 이 보호시설에서 나온 사체만 20구에 달했다.
신경보 취재결과 2011년 설립된 이 보호시설은 구치소 건물을 개조해 사용했으며 시설이 열악했다.
이곳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15㎡ 방에 십수 명을 수용했고 시멘트 침상을 같이 사용했으며 내부 화장실도 재래식이어서 악취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5년 보호시설 지침을 정해 수용된 사람들에게 개인침상을 제공토록 하는 등 위생조건을 강화하고 미성년자를 성년자와 구분 수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롄시보호소는 치외법권 지대였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시설은 또 정신장애인을 일반 사람들과 구분 없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펑현 주민들은 평소에 보호소 철문이 닫혀있어 내부 상황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펑현 민정국은 현재 이 시설에 정비지시를 내리고 수감자 733명을 모두 주변 보호시설에 분산 수용했다.
이 시설의 법인대표는 자금유용으로 공안의 조사를 받고 있다.
레이 군을 화장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그의 부친에게 "그래도 아들을 찾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보호시설에서 나온 사체 가운데 보호자를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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