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뉴질랜드 연구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엄마의 미소를 보고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아기부터 친구의 놀이를 따라 하는 어린이까지, 사람 사이에 '즐거운 감정'은 전달된다고 알려졌다.
최근 앵무새 사이에도 이런 현상이 있음이 확인됐다.
오스트리아 빈(Vienna) 대학과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뉴질랜드 남섬에 사는 케아 앵무새(kea parrot)를 관찰한 결과를 21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몸길이 50cm 정도면서 전체적으로 올리브색을 띤 케아 앵무새는 호기심이 많고 영리하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들이 내는 소리 분석을 통해 음색이 높으면서도 불안정한 지저귐이 있음을 알아냈다. 앵무새들은 종종 뛰거나 날개를 치며 어울려 놀 때 주로 이런 소리를 냈다.
연구진이 이 소리를 녹음해 야생의 다른 케아 앵무새들에게 들려주자 실제로 장난치는 듯한 행동이 다수에서 나타났다. 무리 지어 있는 새의 경우 역시 비슷한 소리를 내며 서로 어울렸고, 홀로 있는 새에서도 공중돌기 등 곡예를 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그러나 '삑'하고 우는 소리나 휘파람과 유사한 소리 등 이 새의 다른 소리를 들려줄 때는 행동에 주목할 만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전에 사람과 쥐, 침팬지 등에서 긍정적인 감정이 전달된다는 것은 보고됐지만, 포유류가 아닌 동물에서 이런 현상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빈 대학 라울 슈빙 연구원은 "불규칙한 지저귐을 듣고 일부 앵무새가 자발적으로 쾌활하게 놀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 소리가 인간의 웃음과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효과를 유발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