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굳힌 스마트폰 대화면…삼성은 맞고 애플은 틀렸다?

입력 2017-03-21 05:20   수정 2017-03-21 09:10

대세 굳힌 스마트폰 대화면…삼성은 맞고 애플은 틀렸다?

삼성도 "스마트워치는 시계 아냐" 번복…"스마트 기기 패러다임 예측 불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디스플레이(화면) 크기가 6인치에 가까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어느새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 고수하던 3.5인치 화면은 옛날이야기가 됐다.

21일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5.8인치, 갤럭시S8플러스를 6.2인치 화면으로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5.8인치 화면이면 과거 기준으로 볼 때 태블릿 겸 스마트폰인 '패블릿' 크기다.

갤럭시S 시리즈보다 큰 화면과 스타일러스(전자펜)를 특징으로 하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최근작 노트7이 5.7인치였던 점을 고려하면 두 시리즈 간 주요 차별점도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갤럭시S8플러스에 노트 시리즈의 S펜을 지원할 것이라는 루머까지 나온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를 얼마로 할 것인가는 한때 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두고 격돌하던 시절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던 이슈 가운데 하나다.

애플을 창업한 고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화면을 3.5인치로 고수했다. 그는 아이폰을 반드시 한 손으로 쓸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화면 크기를 지나치게 키워서는 안 된다는 철학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2011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5.3인치의 갤럭시노트를 처음 공개했을 때 스티브 잡스를 추종하던 많은 소비자는 화면 크기가 너무 어정쩡하다며 코웃음을 쳤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사후 공개한 아이폰4s에서도 3.5인치 화면을 유지하다 아이폰5에서 4인치로 0.5인치를 키웠다. 그러면서도 가로 길이는 그대로 두고 세로 길이를 늘여 한 손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창업주의 뜻을 받들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선전하자 애플도 대화면 쪽으로 점차 방향을 틀었다.

마침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패블릿 수요가 증가했다.

아울러 웬만한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고강도 유리 소재가 개발됐고, 화면을 키우고 베젤(테두리)을 줄여 몰입도와 그립감을 모두 살리는 기술도 가능해져 이런 트렌드를 부추겼다.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부터 4.7인치와 5.5인치 화면을 각각 도입했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올해 야심 차게 선보이는 신작 아이폰은 5.8인치로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 스마트 기기 산업에서 한 가지 패러다임을 고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소비자 취향이 예상과 다르게 변하고, 신기술이 새로운 시도를 가능케 한다.

물론 삼성전자도 틀린 적이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9월 스마트워치 기어S를 공개하면서 "시계가 아니라 스마트 기기"라고 강조했다. 당시 구글과 손잡고 G워치R을 선보인 LG전자가 "스마트 기기보다 리얼 워치(진짜 시계)를 표방했다"고 밝히면서 신경전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불과 2년 뒤인 작년 9월 기어S3를 공개하면서 "훌륭한 스마트워치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시계"라고 전과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임원급 동일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애초 스마트 기기로서의 장점을 부각하는 것이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으나, 나중에는 시계처럼 세련된 디자인을 내세우려다 보니 시차를 두고 말이 꼬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의 패러다임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 와중에 트렌드를 주도하려면 과감하면서도 무모해야 한다. 삼성도 애플도 그랬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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