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그동안 법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힌두교도들의 결혼 생활이 70년 만에 법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20일 파키스탄 지오TV 등에 따르면 맘눈 후사인 대통령은 1947년 파키스탄이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처음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힌두 혼인법을 전날 공포했다.
이 법은 파키스탄에 사는 힌두교 신자들의 혼인 신고뿐 아니라 이혼 방법과 재산 분배, 재혼 등 혼인 생활 전반을 규율하고 있다.
2억 인구 가운데 97%가 이슬람교도인 파키스탄에서는 그동안 결혼법제가 이슬람교도에만 적용되고 힌두교도의 결혼을 관할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힌두교 부부는 결혼해도 혼인 신고를 할 수 없었고 혼인관계를 공식적으로 증명하는 서류를 관공서에서 발급받을 수도 없었다.
이 때문에 힌두교도 부부가 함께 살다가 이혼하게 되면 재산 분배나 자녀 양육권 등을 놓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파키스탄에는 현재 힌두교도가 300만명 이상 사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키스탄 내 힌두교 단체는 힌두 인구가 800만 명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힌두교도 역시 다른 종교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파키스탄을 사랑한다"면서 "이들에게 동등한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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