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가톨릭 역할에 용서 구해"

입력 2017-03-21 00:37  

교황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가톨릭 역할에 용서 구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가톨릭 교회와 구성원의 역할에 대해 사과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바티칸 사도궁에서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을 만나 1994년 르완다에서 벌어진 대학살 때 "가톨릭 교회와 교회 구성원들이 저지른 죄와 결점"에 대해 다시 신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25분가량 이어진 이날 회동에서 일부 성직자가 학살에 가담함으로써 선교의 사명을 배신한 채 증오와 폭력에 굴복한 당시 사건은 "가톨릭 교회의 얼굴을 손상시킨 일"이라며 이번 사과가 르완다에서의 평화를 증진하고, 학살의 기억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완다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후투족이 소수파 투치족과 이들을 옹호하는 온건 후투족 약 80만 명을 100일 동안 무참히 살해한 르완다 인종청소 당시 상당수는 가톨릭 사제와 수녀들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르완다 정부는 학살당한 사람 다수가 은신을 위해 찾았던 성당에서 살해당했다고 주장하며 가톨릭 교회의 공식적인 사과를 오랫동안 요구해왔다.

그러나 교황청과 르완다 가톨릭 교단은 당시 학살에 연관된 가톨릭 관계자들은 개별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그동안 공식적인 사과를 주저해왔다.

르완다의 가톨릭 교회는 작년에 일부 교회 구성원들이 학살로 이어진 인종 간 증오를 부추겼다고 인정했으나, 르완다 정부는 이 사과가 미흡하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투치족 출신으로 인종청소 당시 반군 지도자로 활동한 카가메 대통령은 이런 가운데 교황이 성직자에 의해 벌어진 아동 성추행과 같은 더 경미한 범죄는 사과하면서 왜 르완다에서 일어난 인종 청소에서 교회가 담당한 역할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르완다 정부는 이날 교황과 카가메 대통령의 회동이 끝난 뒤 "솔직함과 상호 존중이 두드러진 오늘 만남으로 가톨릭과 르완다 사이의 화해를 위한 더 공고한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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