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반부패 영웅' 모루 판사 "부패수사 전국민 지지"

입력 2017-03-21 03:05   수정 2017-03-21 03:07

브라질 '반부패 영웅' 모루 판사 "부패수사 전국민 지지"

연방검찰총장 "부패수사는 정당정치 발전에 도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반부패 영웅'으로 일컬어지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가 부패수사를 흔들림 없이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모루 판사는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부패수사에 대한 관심에 감사하면서 "부패수사는 전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루 판사의 SNS 동영상은 부패수사가 3년을 넘긴 시점에 맞춰 만들어졌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96%가 '무제한 부패수사'를 지지했다.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더라도 부패수사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은 90%를 넘었다.

이번 주말에는 시민사회단체 주도로 부패수사를 지지하고 고위 공직자의 특권 철폐, 정치·사법 개혁 등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모루 판사는 1990년대 이탈리아 반부패 수사의 영웅인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판사의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 계보를 잇는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해 3월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은 모루 판사가 중남미의 오랜 부패 관행을 '과거의 일'로 돌릴 수 있는 중요한 사건 수사를 이끌고 있다며 그를 '50인 지도자' 명단에서 13위에 올려놓았다.

브라질 사법 당국은 2014년 3월 17일부터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를 벌여왔다.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은 브라질 정국을 뒤흔들었다.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고, 뇌물의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정치권에 흘러든 것으로 파악됐다. 오데브레시는 부정부패 조장 혐의로 미국에서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됐으며, 이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중남미 각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연방경찰과 연방검찰은 그동안 38단계에 걸쳐 부패수사를 벌여 260명을 기소했고 연방법원은 125명에게 유죄판결을 했다. 이들에게는 1천317년 21일의 징역형이 선고됐고, 100억 헤알(약 3조6천372억 원)에 대해 국고 환수 조처가 내려졌다.







한편,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은 전직 대통령과 전·현직 각료, 상·하원의원 등 83명에 대한 부패수사를 대법원에 요청하면서 부패수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브라질 현행법에 따르면 전·현직 대통령과 연방정부 각료, 상·하원 의원은 대법원에서만 재판을 받는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자금과 뇌물·돈세탁 등 범죄행위를 구별해 소급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등 부패수사 확대를 저지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자노 총장은 "부패수사는 정치를 범죄시하려는 게 아니며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부분인 정당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치권의 움직임을 경고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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