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韓, 화학무기금지조약 체결국에 北 관계 재고 요청 검토"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살해사건의 용의자인 인도네시아인 여성 시티 아이샤(25)가 사건 전날 북한 남성에게서 거액의 보수를 받았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시티 아이샤는 사건 전날인 지난달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호텔에서 남녀 7명과 함께 생일 파티를 한 자리에서 '찬'이라고 불리는 남성에게 600달러(약 69만3천원)의 돈을 보수로 받았다고 말했다.
600달러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고졸 최저월급의 2.4배에 달하는 돈이다. 아사히신문은 '찬'이라는 남성이 사건 직전까지 시티 아이샤와 같이 다니다 사건 후 북한으로 귀국한 북한 국적의 홍성학(32)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시티 아이샤는 1~2월 홍성학 등과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에서 10회에 걸쳐 '장난 비디오' 촬영을 연습할 때도 1회에 100~200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는 시티 아이샤가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금전면에서 북한 남성들에게 허점을 잡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이날 한국 정부가 김정남 살해사건에 맹독성 신경제인 VX가 사용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화학무기금지조약(CWC) 체결 국가들에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한국 정부가 최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회의에서 가맹국에 북한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며, 한국 정부 내에서 CWC 회원국들에 북한에 설치한 재외공관의 요원수 축소와 교류사업 재고를 요청하는 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