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앱·가전제품 연결하려는 야망 쉽지는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S8에 인공지능(AI) 가상비서를 탑재하겠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성능을 공개하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그 확장성에 주목했다.
특히 미국 언론들은 빅스비가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등 자국의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구축한 서비스와 정면 대결할 가능성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IT 전문매체 시넷은 21일 '갤럭시S8과 그 너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부사장)이 빅스비를 에어컨과 TV에도 적용하겠다고 했다"며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제품에 빅스비 버튼이 달린 것을 상상해보라"고 보도했다.
시넷은 이어 "이 부사장에게 왜 구글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 자체 디지털 비서를 만들었는지 묻자 그는 '인터페이스의 혁명을 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빅스비의 역할을 갤럭시S8을 비롯한 프리미엄폰 전용 소프트웨어로 국한하지 않고, 사물인터넷(IoT) 허브로 폭넓게 활용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원대한 포부'에 관심을 나타낸 것이다.
외신들은 또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타사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와 연결하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은 같은 날 기사에서 "삼성이 빅스비를 다른 가상비서보다 더 다양한 앱을 제어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한다"며 "앞서 애플이 지난해 시리를 개방했으나 비(非) 애플 앱의 지원을 거의 추가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타사 앱과의 연동은 타사 개발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빅스비 확장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버지는 "이 부사장이 숭고한 야망을 갖고 있으며, 빅스비로 그 야망을 달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며 "개발도구(SDK)를 제공한다고 해서 타사 개발자들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더버지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스타트업 비브 랩스는 과거 타사와 협업한 경험이 많다"며 "빅스비가 성공하려면 비브에 운영을 맡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갤럭시S8 출시 초반 빅스비가 한국어와 영어만 지원하고, 조만간 중국어와 스페인어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갤러리, 문자메시지, 전화 등 삼성전자 자체 스마트폰 앱 10여종과 우선 연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빅스비 버튼을 누른 채 "스파게티 사진을 찾아 아무개한테 보내"라고 말하기만 하면 그대로 실행되고, 앞으로 가전제품에도 같은 방식의 명령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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