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심은 꽃 인기몰이…불황 화훼농가 '방긋'

입력 2017-03-22 07:50   수정 2017-03-22 09:34

화분에 심은 꽃 인기몰이…불황 화훼농가 '방긋'

분화 농가 뭉쳐 대형 직거래장 열어…김해시청 책상·벽 곳곳 장식 '지원'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화분에 심어 파는 꽃, 분화(盆花)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꽃들이 피는 봄을 맞아 화훼농가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졸업, 입학 시즌이 끝나면서 꽃다발 등 꽃을 잘라 파는 절화(切花)류 쪽은 주춤한 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청탁금지법'으로 화환, 근조화, 고급 난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반면 분화 시장에는 최근 그야말로 '봄바람'이 불고 있다.

경남에서 화훼농가가 가장 많은 김해시에는 최근 눈길을 끄는 매장이 개업했다.

10여 분화작목 농가가 힘을 모아 '김해분화생산자연합회 직거래장'을 연 것이다.

2천800㎡ 넓은 매장에는 각양각색의 분화가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도매, 소매 모두 가능하다.

농가에서 생산한 분화를 경매장 거치지 않고 직거래하는 곳이다.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싸게 사니 모두에게 이득이다.

입소문을 타고 인근 대단지 아파트 부녀회와 경로당 등에서도 분화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매장 직원 박진희(28) 씨는 "다양한 분화 종류와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손님들이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해시청도 부서별로 화훼농가를 돕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시 생활안정과는 최근 이 매장을 찾아 분화 100개를 주문했다.

50개는 사무실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비용을 내 책상 등에 놓는 '1테이블 1플라워 운동'에 사용됐다.

나머지는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방문 때 유휴 농지에서 수확한 농산물과 함께 전하기로 했다.

백쌍미 생활안정팀장은 "화훼농가도 돕고 어려운 가정에 봄인사로 분화를 선물하면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 회계과는 책상 위에 꽃병이나 화분을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자 사무실 벽에 받침대를 설치해 화분을 놓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이 아이디어는 시청 1층 복도 벽면에도 옮겨졌다. 밋밋하고 삭막했던 공간이 화사한 화분 덕에 한결 밝아졌다.

시는 꽃 상태를 확인하고 시기에 맞게 새 화분으로 계속 바꿔 장식하기로 했다.

조재훈 회계과장은 "시민 여론을 지켜보고 민원실과 다른 층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지역에는 400여농가가 180㏊에서 화훼농사를 짓고 있다.

이중 40여 농가가 분화작목을 하는데 조만간 '김해분화생산자연합회'를 정식 발족하기로 했다.

30년간 분화작목을 해온 김은환(60) 씨는 "분화는 오래 보니 좋고 공기정화, 수분공급에다 잘 키우면 멋진 화분을 늘릴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사계절 내내 생활 속에서 꽃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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