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봄 기운이 완연한 21일 오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캠퍼스 내 노천극장에 '벚꽃엔딩'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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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발원지는 노천극장 중앙무대가 아닌, 뒤편에 설치된 '코인노래방'.
부스 안에는 '나는 가수다'에 못지 않은 실력을 뽐내는 한 학생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버스커버스커의 봄 시즌 대표곡을 열창하고 있었다.
KAIST 학부 총학생회가 마련한 60여㎡ 규모의 '카이 코인노래방'에는 1∼3인용 5개, 6인용 2개 등 7개의 부스와 동전교환기 등이 설치돼 있다.
무인시스템으로 낮 12시부터 이튿날 새벽 2시까지 운영되며, 500원당 2곡씩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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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행각, 술, 담배 등은 안되며 5분 이상 노래를 부르지 않을 경우 뒷사람에게 방을 양보한다는 이용수칙만 지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최근 '혼놀족'(혼자놀기+족)이 늘면서 대학가 주변에 코인 노래방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지만, 대학 교정 안에 코인노래방이 설치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총학생회가 학생 복지 차원에서 설치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11월 노천광장 창고를 리모델링해 공간을 마련했고, 유성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달 한 달 동안 시범 운영한 뒤 지난 20일 정식으로 개장했다.
전산과 3학년 임태식씨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거나 열 받아 마음을 식힐 일이 있을 때 코인노래방을 자주 찾는다"며 "학교 안에 노래방이 생겨서 좋다"고 반겼다.
임씨는 '고음'이 생명인 더 크로스의 '당신을 위하여'를 선곡한 뒤 혼자 만의 시간을 즐겼다.
이날 노래방을 찾은 학생들은 대부분 혼자였으며, 빈 강의 시간을 이용해 잠깐 들렀다 서둘러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친구와 함께 찾은 유모(20)씨는 "캠퍼스에 코인 노래방이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언제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다 오늘 공강 시간을 이용해 찾게 됐다"며 "앞으로는 충남대 주변 대학촌까지 갈 필요가 없어 너무 좋다"고 전했다.
조영득 총학생회장은 "시범 운영해 보니 학생 반응이 워낙 좋아 흑자 운영이 예상된다"며 "운영으로 남는 이윤은 학생 복지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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