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빨치산' 최현 띄우기…아들 최룡해 위상 높아지나

입력 2017-03-22 04:30   수정 2017-03-22 06:15

北, '빨치산' 최현 띄우기…아들 최룡해 위상 높아지나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최근 김일성 빨치산 부대원 출신으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의 부친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을 부쩍 띄우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올해 들어, 특히 지난달부터 최현의 삶을 집중 조명하며 그를 부쩍 내세우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최현의 삶을 다룬 '소개편집물'을 지난달에만 2차례 방영한 데 이어 이달 21일에도 내보냈다. 2개월 새 3차례나 최현과 관련한 영상물을 방영한 것이다.

해당 영상에서 해설자는 최현에 대해 "오직 총과 함께 살면서 일편단심 수령님(김일성)의 마음속 가장 가까운 곳에서 총대로 당과 혁명을 충직하게 받들어 왔다"고 치켜세웠다.

최현은 일제강점 시기 중국 동북항일연군에서 싸운, 이름난 빨치산 지휘관이었다. 당시 최현의 명성은 김일성 주석을 훨씬 뛰어넘었지만, 해방 후에는 북한 정권을 장악한 김 주석에게 충성을 다했다.

특히 1970년대 후계 경쟁에 나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김씨 일가의 '공신'으로 이름을 남겼다.

빨치산 시절 김일성 주석은 최현의 권유로 김정일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과 혼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현과 김 주석의 가족은 사이가 매우 가까웠고 최현의 아들인 최룡해는 김정일 위원장과 형제처럼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TV가 그동안 다른 빨치산 출신과 고위 간부들의 삶을 다룬 영상물도 내보냈지만, 최현과 같이 짧은 기간에 자주 부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작년에는 북한 매체에서 최현과 관련한 기사나 영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최현 띄우기'에 대해 최룡해의 최근 위상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1월 최룡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니카라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출국할 때와 귀국할 때 모두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해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을 제외하고 이처럼 격식을 갖춰 공식적으로 의장대를 사열한 인물은 최룡해가 유일하다.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작년 5월 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의장대원 5명의 영접을 받은 것이 고작이다.

최룡해는 그동안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서로 견제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19일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최룡해와 황병서가 외견상으로는 협력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지만, 서로를 견제하는 것을 넘어 상당한 갈등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룡해가 지난 2014년 5월 군 총정치국장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된 배경에 대해 "황병서를 중심으로 한 조직지도부가 김정은에게 '최룡해가 군부 내에서 자신의 인맥을 구축해 세력화할 조짐이 있다'고 보고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룡해의 의장대 사열, 부친인 최현의 부각 등으로 미뤄 올해 들어 최룡해가 황병서보다 우위에 올라선 것 같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 고위급 탈북민은 "김정은과 황병서는 철저한 주종관계이지만, 김정은과 최룡해는 특수한 관계"라며 "김정은은 정권의 정통성을 위해서라도 확실한 '빨치산 혈통'인 최룡해를 버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yooni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