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첫 마피아 희생자 추모의 날…"마피아 반대" 거리 메운 함성

입력 2017-03-22 00:51  

伊 첫 마피아 희생자 추모의 날…"마피아 반대" 거리 메운 함성

反마피아 선봉 신부 "마피아는 겁쟁이…위협에 굴복 안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악명높은 조직 범죄단 마피아에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 마피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21일을 '마피아 희생자 추모의 날'로 지정한 가운데 이탈리아 곳곳에서 마피아 반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특히 최근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는 마피아의 분파 '은드란게타'의 근거지인 남부 레조 칼라브리아 주의 소도시 로크리에는 반(反) 마피아 단체인 '리베라'의 주도로 약 2만5천 명의 시민이 운집, 대규모 시위를 펼쳤다.

인구 1만 명 남짓의 작은 마을 로크리는 '리베라'의 창립자로 마피아 반대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루이지 초티 신부가 사목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지난 19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마피아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린 직후 초티 신부가 거주하는 건물 담장에 '초티 신부는 경찰 앞잡이다. 본업이나 더 하고, 경찰 앞잡이 짓은 줄여라'라는 검은색 낙서가 큼지막하게 등장, 국가에 도전하는 마피아 세력이 여전히 강고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마피아의 또 다른 근거지 시칠리아 주지사로 재임하다 1980년 마피아의 손에 암살당한 피에르산티 마타렐라의 친동생인 마타렐라 대통령은 당시 행사에서 마피아 세력이 이탈리아 경제의 상당 부문에 침투해 있는 점을 지적하며 "마피아 세력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다녀간 뒤 마피아에 공개적으로 위협을 당한 초티 신부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첫 마피아 희생자 추모의 날인 이날 마피아의 위협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그는 광장을 메운 시민들을 향해 "오늘 로크리에서는 우리 모두가 경찰"이라고 말하며 마피아의 위협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초티 신부는 "이탈리아 경찰은 평범한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헌신하는 전문가다. 마피아로부터 경찰이라고 불리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을 겨냥한 익명의 위협은 마피의 용기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피아 단속 검사 출신인 피에트로 그라소 상원 의장도 함께 한 이날 시위에는 마피아 희생자 가족들이 희생자의 사진과 기사를 담은 과거 신문을 든 채 행렬의 선봉에 섰다. 이들은 마피아의 총과 폭탄에 목숨을 잃은 가족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힘을 모을 것을 호소했다.

이 가운데 1990년 7월 레조 칼라브리아 주 보발리노에서 마피아에 살해당한 경관 안토니노 마리노의 아내 로제타는 "경찰과 결혼해서 자랑스럽다"는 글귀가 적힌 셔츠를 입고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 대해, 다니엘라 마르코네 리베라 회장은 "국가가 마피아의 희생자 추모의 날을 공식 지정한 것은 마피아의 착취와 폭력에 맞선 싸움을 지속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이탈리아에는 다양한 마피아 세력이 잔존하고 있으며, 이 중 레조 칼라브리아에 근거지를 둔 '은드란게타',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트라', 나폴리의 '카모라'가 특히 악명이 높다.

이들의 활동은 과거에는 살인, 협박, 갈취, 마약 거래 등 전통적인 범죄에 국한됐다면, 현재에는 이들의 영향력이 전통적인 분야는 물론 식품, 건설, 패션, 관광에 이르는 경제 전반과 지방 정부, 정계까지 미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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