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4개월간 치킨 전문점 10곳 중 8곳 이상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프랜차이즈 매장을 중심으로 치킨용 생닭 구입 가격이 상승했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2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18일 양일간 전국 치킨 전문점 207개(프랜차이즈 154개소, 비프랜차이즈 53개소)를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86%가 AI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평균 매출감소율은 29.7%였다.
특히 영세한 비프랜차이즈 치킨집의 경우 전체의 92.5%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해 프랜차이즈 매장(83.8%)보다 피해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전문점들은 AI 발생 시점인 11월에 비해 올해 1~2월 생닭 평균 구입 가격이 12.6% 상승했다고 답했다.
비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사실상 전부에 가까운 96.2%가 생닭 구매가격이 상승했다고 답했다.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83.8%로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본사들의 거래 조건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치킨집의 경우 그만큼 시세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치킨 판매가격을 올렸다는 업체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1.9%, 비프랜차이즈는 17%에 불과했다.
정부에서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면서 관련 업계가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식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이 밖에 향후 휴·폐업 및 업종전환을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27.3%, 비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는 41.5%가 휴·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용희 외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치킨 전문점의 매출액 대비 식재료비의 비중은 거의 절반인 약 47%를 차지하는 반면 영업이익의 비중은 고작 16% 정도"라며 "매년 반복되고 있는 AI 파동을 두고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상황에서, 정작 피해는 양계농가와 치킨 소비감소와 생닭 구입비용 상승으로 인한 치킨 전문점이 고스란히 지고 있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수청 외식산업연구원 원장은 "현재 치킨 전문점 판매가격의 인상이 정부의 계도로 임시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조치가 서민물가 관리라는 측면에서 이해되는 점도 있지만, 이번 업계 가격 인상 움직임의 실마리를 제공한 생닭 가격 안정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등 근본적인 해결책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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