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골수도에서 지켜본 세월호 시험인양…고요함 속 긴장 고조

입력 2017-03-22 12:02   수정 2017-03-22 14:07

맹골수도에서 지켜본 세월호 시험인양…고요함 속 긴장 고조

(진도=연합뉴스) 진도 공동취재단·김태균 기자 = 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한 첫 단계인 시험인양이 확정된 22일 오전 전남 조도면 맹골수도 해역은 하늘이 흐리고 바람이 쌀쌀했지만 바다 물결은 비교적 잔잔했다.

취재진이 이날 새벽 승선한 작업 지원선 '센첸하오'는 시범 인양을 벌이는 잭킹바지선에서 약 1∼1.2㎞ 떨어진 곳에 있다.

잭킹바지선이 선체 인양을 시도하는 사이 후방에서 작업을 지원하고 인양 선체에서 기름이 유출되는 등의 문제가 있으면 오염 방지 작업도 나설 수 있는 다목적 선박이다.

세월호 인양 작업을 맡은 중국 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보유한 선박 중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이 배는 잭킹바지선을 제외하고는 인양 현장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선박이다.

그러나 실제 갑판에서 잭킹바지선은 손바닥 한 뼘 정도 크기로 보여 실제 선상에서 어떤 작업이 이뤄지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시험인양을 앞둔 탓인지 센첸하오의 중국 선원들 얼굴에서도 긴장감은 뚜렷하게 느껴졌다.

이들은 취재진이 브릿지를 찾자 마지못해 참관을 허락했지만 '사진은 찍지 마라'(No picture)며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요한 날이다 보니 다들 신경이 많이 쓰이는 듯하다. 취재할 때도 가급적 소리를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시험인양은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1∼2m 살짝 들어 올려 인양 하중의 배분 상태, 선체 자세, 와이어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는 조처다.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바로 본 인양에 착수해 2만t 가까이 되는 세월호 선체를 바다에서 끌어올리게 된다.

인양의 최대 변수는 날씨다. 바다는 육상보다도 기상 변화가 훨씬 빨라 날씨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인양 작업 자체를 할 수 없다.

해수부는 지난 20일에도 시험인양을 시도하기로 했다가 당일 파고가 최대 1.7m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자 곧바로 작업을 취소하기도 했다.

애초 이날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오전 8시께 시험인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30분 이상 늦게야 작업 확정 사실을 발표했다.

향후 2∼3일 치 기상 상황 등 작업 환경을 최종 분석하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단 시험인양이 결정됐으니 기상 상황은 더이상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시험인양 결과에 무리가 없으면 바로 본 인양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애초 센첸하오에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탑승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가족 측은 당일 어업지도선을 타고 인양 현장을 지켜보기로 했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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