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코' 지도사제 김성구 신부, '이기적인 행복'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성서에 기록된 모든 말씀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도우라는 내용입니다. 남을 도움으로써 본인도 치유된다는 것이 성서 전반에 걸친 이야기죠."
도미니코수도회의 '희망에코' 지도 사제인 김성구 신부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희망에코 활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희망에코는 정신적·육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단체다.
희망에코는 청소년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는 '나눔의 방' 활동과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공동 주거공간 마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5년 3월 창단한 희망에코는 올해 1월 수도회 산하 단체로 공식 승인되며 활동 기반을 든든히 다지게 됐다.
김 신부는 2년 전 한 선배 사제의 부탁을 받아 할머니를 여의고 홀로 남겨진 20대 발달장애인에게 수도회 공간을 내주며 발달장애인과 인연을 맺었다고 말했다.
이후 발달장애인 가족을 만나며 어려움을 들어온 그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거공간 마련이란 계획을 세우게 됐다.
김 신부는 "특히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발달장애인 자녀들은 세상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비슷한 삶의 고통을 겪고 있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최근 자전적 에세이집 '이기적인 행복'(기쁜소식)이라는 책도 펴냈다.
김 신부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에 시달리는 청춘들에 확실한 신념과 가치 속에서 살아가는 길을 보여주고자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적인 성장을 위해선 예수님처럼 훌륭한 선인의 삶을 가치 기준으로 세우고, 삶을 연마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다"며 "기도를 올리는 것처럼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 신부는 이 책에서 고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신부는 "예수님은 당신이 십자가 지심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고통을 끌어안기를 바라신 것"이라며 "우리의 삶에서 고통의 문제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용성과 편리성 등의 사고방식으로 우리의 정신과 심리의 세계는 편리에 젖어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 습관화됐다"며 "우리의 삶이 행복을 위해서 주어졌고, 그 행복이야말로 삶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가치라면, 바로 고통은 행복과 더불어 있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고통받는 이웃에 대한 관심이 곧 내적 성장의 길임을 강조했다.
김 신부는 "자기만 살려고 아등바등하는 삶보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에서 치유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며 "발달장애인을 돕는 일은 저만의 내적 성장 과정에서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신부는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질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1898 광장 인터파크 서점에서 출판 기념회를 열며, 이번 책 판매 수익금을 발달장애인 주거공간 마련을 위해 쓸 예정이다. 또 22∼28일 명동 1898 갤러리에서는 이 책의 삽화를 그린 김정희 작가의 그림 전시회도 열린다.
후원 문의 ☎ 02-982-8431.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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